'고환율'에 달러 푼 외환당국…1분기 136억달러 순매도

  •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합쳐 361억달러 팔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136억 달러가 넘는 달러화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개입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의 달러를 공급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 내역'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1분기 외환시장에서 136억28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24억67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29억6000만달러), 2분기(7억9700만달러), 3분기(17억45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거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달러를 공급하고 원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안정시킨다. 정부는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자 2019년 3분기부터 분기별로 외환당국의 달러 총매수액과 총매도액의 차액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으로 달러 유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외환당국의 순매도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환당국도 직전 분기에 이어 대규모 달러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외환당국의 달러 순매도 규모를 합하면 360억9500만달러에 달한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은 내내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기준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66.9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환율은 1월 1456.51원, 2월 1449.32원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3월에는 1486.64원까지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3월에는 환율의 일평균 변동 폭이 11.4원까지 확대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거주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06억 4400만 달러로, 직전 분기(135억 8700만 달러)보다 약 22% 줄었다.

이 같은 당국의 환율 방어 조치는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4280억50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말 4236억6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39억7000만달러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4월(-49억9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다만 외환보유액은 시장 개입뿐 아니라 달러화 가치 변동과 외화자산 운용 수익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도 함께 받는다.

2분기에도 고환율 흐름은 꺾이지 않은 만큼 외환당국의 순거래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2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01.6원이었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대에 달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596.8원) 이후 28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2분기 외환시장 안정화조치 내역은 오는 9월 말 공개된다.

전문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견조한 미국 경제로 강달러 현상이 고착화된 가운데, 민간의 해외 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인 달러 수요를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에도 금융계정을 통한 자본 유출이 더 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민간의 해외 자산 축적이 구조적인 달러 수요를 키우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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