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돼지 신장을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임상시험이 이르면 2028년 실시된다. 이종이식은 돼지 등 다른 종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장기 기증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 신장을 이식받기 전까지 투석 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거부반응과 감염증 위험이 남아 있어 안전성 검증이 실용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29일 메이지대의 벤처기업 포르메드텍(PorMedTec)이 이르면 2028년 일본 첫 이종이식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포르메드텍이 2027년께 이 임상시험 계획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임상시험 대상은 수년간 인공투석을 받아온 60대 만성 신부전 환자들이다. 이식에는 거부반응과 돼지 유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69곳의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신장이 사용된다. 이 돼지는 미국 바이오기업 이지네시스가 개발했으며, 포르메드텍은 관련 세포를 들여와 일본에서 복제 돼지를 만든 뒤 전용 시설에서 사육해 이식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종이식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신장이식 대기 기간의 장기화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장기이식네트워크 자료를 인용해 신장이식 희망자의 평균 대기 기간이 약 15년으로, 심장 약 4년이나 간 약 1년보다 훨씬 길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투석 환자는 30만 명을 넘고 신장이식 대기자는 1만 5000명에 가깝지만, 뇌사자 신장이식은 연 200건 정도에 그친다. 요미우리신문은 장기간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큰 만큼, 이종이식이 실현되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봤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이종이식 개발에서 앞서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돼지 신장 이식은 미국에서 7건, 중국에서 1건 실시됐다. 특히 일본 임상시험에 활용될 이지네시스의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은 미국에서 환자 4명에게 이식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30주 넘게 투석 없이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용화까지는 거부반응과 감염증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포르메드텍의 나가시마 히로시 메이지대 연구특별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이종이식은 어디까지 가도 거부반응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위험을 낮췄더라도 장기간 면역억제제 사용은 피하기 어렵다. 요미우리신문은 동물 유래 바이러스가 이식 장기와 함께 사람에게 감염돼 알려지지 않은 감염병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며, 일본 정부 지침이 진료기록 등을 이식 후 최소 30년간 보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 사회적 수용성도 과제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에서 돼지 신장 이식 후 투석을 하지 않은 최장 기간이 271일이라며, 이식한 신장이 얼마나 오래 정상적으로 기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의식조사에서 이종이식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77.0%에 달했다.
비용 대비 효과도 관건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부전 환자의 투석 의료비가 연간 500만~600만 엔(약 4772만~5727만원)에 이르는 만큼, 돼지 생산 비용 등을 낮추면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포르메드텍은 현재 연 50마리인 돼지 공급 능력을 새 시설 정비를 통해 연 100마리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이종이식 실용화를 성장전략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정부가 지난 24일 제시한 성장전략 공정표와 민관투자 로드맵에 이종이식 조기 실용화 방침을 담았다고 전했다. 포르메드텍은 정부 보조금 약 20억엔을 바탕으로 이식용 돼지 사육 시설을 정비하고 있으며, 우선 연 100마리 정도의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나가시마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우선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돼지를 활용해 이종이식의 기반을 만들고, 이 분야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 부족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돼지 장기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일본의 첫 임상시험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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