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타임] 유증인데 주가 급등…리가켐바이오에 돈 몰린 이유

사진리가켐바이오
[사진=리가켐바이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에 악재로 인식된다. 그러나 리가켐바이오는 달랐다.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이후 오히려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정책자금과 최대주주, 기관투자자가 함께 참여하는 장기 투자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46분 기준 리가켐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600원(14.42%) 오른 16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개장과 함께 강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키웠고 오전 중에는 17만3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은 지난 26일 발표된 5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다. 리가켐바이오는 3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CPS)와 1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총 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조달 자금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신약의 후기 임상과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자금 규모보다 투자 주체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통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전체 조달금액의 절반인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2500억원은 최대주주인 팬 오리온과 국내 기관투자자가 참여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미래 성장성을 검증한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반적인 바이오 기업의 유상증자가 운영자금 확보 성격이 강한 것과 달리 리가켐바이오는 이미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한 기업이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성장 투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투자 기간이 10년에 달하는 '인내자본'이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반면 성과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장기 자본 확보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번 투자로 리가켐바이오는 단기 자금 압박 없이 글로벌 임상과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선 것도 ADC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강력한 항암제를 결합한 차세대 항암 플랫폼으로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 ADC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첫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제약사에 총 15건, 9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ADC 플랫폼 'ConjuALL'은 세계 ADC 분야 최고 권위 시상식인 '월드 ADC 어워즈(World ADC Awards)'에서 7년 연속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도 글로벌 임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8건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방암 치료제는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에 기존 ADC 플랫폼을 고도화한 이중항체 ADC와 면역자극제를 결합한 AIC·ADIC 기술 등 차세대 플랫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증권가는 기술이전 모멘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에 TROP2 타깃 ADC를 기술이전한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LCB84의 글로벌 2상 진입과 존슨앤드존슨(J&J)의 잔여 옵션 행사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LCB84는 2023년 J&J에 계약금 1억달러를 포함해 총 17억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2상 진행 과정에서 J&J가 남아 있는 옵션을 행사할 경우 2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속 파이프라인도 풍부하다. 파트너사 오노제약은 LCB97의 글로벌 임상을 시작했고, 자체 개발 중인 LCB02A도 올해 3분기 글로벌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 기술이전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도입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의 수혜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가총액과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 실적 가시성을 감안하면 리가켐바이오가 코스닥 1부 편입 유력 종목으로 평가되며, 관련 ETF와 연기금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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