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유가증권시장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가 먼저 발동됐지만 낙폭 확대를 막지 못했고 결국 서킷브레이커(CB)까지 이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일제히 밀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10분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직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31.97포인트(8.19%) 내린 8198.33까지 밀렸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급락 흐름을 보이며 낙폭을 확대했고 결국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미국 빅테크주 약세 등을 이번 발동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서킷브레이커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이자 제도 도입 이후 역대 11번째 발동이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에 따라 코스피 현물시장은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에는 10분간 단일가 호가 접수를 거쳐 단일가 매매를 실시한 뒤 접속매매로 전환된다. 향후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15% 이상 하락하고 1단계 발동 지수보다 추가로 1% 이상 더 밀릴 경우 2단계가 발동돼 다시 20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이후 20% 이상 하락하면서 2단계 발동 지수보다 1% 이상 추가 하락하면 3단계가 발동돼 당일 거래가 종료된다.
서킷브레이커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12분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 급변에 따른 현물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코스피200 선물 최근월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유지되면 발동된다.
이날 미니 코스피200 선물은 기준가격 1454.88포인트에서 1382.00포인트까지 하락하며 발동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발동 당시 프로그램매매 순매도 규모는 1조6786억원이었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조662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7753억원, 1조21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9.34%), SK하이닉스(-9.46%), SK스퀘어(-13.59%), 삼성전기(-2.20%), 현대차(-7.55%), 삼성생명(-6.04%), 삼성물산(-6.74%), LG에너지솔루션(-7.24%), 삼성바이오로직스(-5.12%), SK(-5.36%), HD현대중공업(-5.15%)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동반 급락했다.
한편 거래가 지속된 코스닥은 오후 12시 29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5.77포인트(5.16%) 내린 842.0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300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5억원, 280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현물시장 거래 중단과 함께 파생상품시장도 연동 중단됐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옵션과 미니상품, KRX300 선물, KRX BBIG·2차전지·바이오·반도체·코리아밸류업지수 선물 등 유가증권시장 기초자산 관련 모든 파생상품 거래를 함께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반등 이후 반도체 업종 중심의 차익실현과 수급 이탈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가 6% 넘게 하락한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최종 세트 수요 위축 우려가 있었다"며 "이는 소비재뿐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도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을 느끼게 하면서 향후 설비투자(CAPEX)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가 약 8.9%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업종이 독주했는데 이날은 해당 종목군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됐다"며 "동시에 반도체 비중이 높은 패시브 수급까지 이탈하면서 대부분 업종으로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오픈AI 상장 연기설이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불확실성 재부각은 이날 급락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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