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1987년 출간된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 활용한 협상 전략을 담은 것으로 극단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요구를 통해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고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을 강조한다.
WSJ는 이란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협상 스타일에 대응하기 위해 심리학자들과도 상의했다고 전했다. 일부 중재자들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이란 측 제안에 대해 그가 공개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발언은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주말 이란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공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당시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위협을 전해 듣고 대면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이후에도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을 통한 간접 대화는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경한 압박 전술로 받아들이면서도 협상 자체는 유지한 셈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이란 전문가 모하메드 아메르시는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의 교훈을 적용해 극단적인 위협으로 상대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란도 그의 전술을 잘 알고 있어 협상 구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협상 전술로 보고 무시한 끝에 자신들이 원하던 조건을 얻어낸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미국은 45일간의 휴전을 추진했지만, 이란은 이 기간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력 증강에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압박 전술로 판단하고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15일 휴전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이란 내부의 협상파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란 당국자들과 중재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이 테헤란 내 실용파가 강경파를 상대로 미국의 약속을 신뢰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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