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친트럼프' 우파 물결 번지는 중남미…유럽 동맹은 잇단 파열음

  • 중남미 우경화 흐름 콜롬비아로 확산…유럽선 멜로니·스타머와 잇단 마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영향력이 중남미와 유럽에서 상반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우파 후보들이 잇따라 승기를 잡으며 '블루타이드'(우파 집권 물결)가 확산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의 거친 발언과 예측 불가능한 외교 행보에 대한 동맹국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 예비 개표에서 전체 투표의 99.65%가 집계된 가운데 '조국의 수호자들' 소속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1291만표, 득표율 49.65%를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역사적 동맹' 소속 세페다 후보는 1267만표, 득표율 48.7%에 그쳐 24만8310표 차로 패했다.

형사전문 변호사 출신인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공직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을 '호랑이'라고 부르며 강경 치안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약 밀매범을 수용할 대형 교도소 건설과 불법 무장단체와의 평화협상 폐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추진해 온 게릴라 및 무장 조직과의 협상 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선거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는 에스프리에야를 "똑똑하고 강하며 단호한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지지를 선언했고, 세페다 후보에 대해서는 "급진 좌파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또 에스프리에야가 승리할 경우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콜롬비아와 미국의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최근 중남미 전역에서 나타나는 우경화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우파 후보들이 아르헨티나와 온두라스 등에 이어 콜롬비아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며, 이는 4년 전 좌파 후보들이 역내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던 흐름에서 급격히 방향을 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중남미 선거 판세를 보면 볼리비아, 코스타리카, 칠레 등에서 우파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로 범위를 넓히면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에콰도르, 온두라스 등에서도 보수 우파 진영이 승리를 거두며 역내 우경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 흐름은 페루 대선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개표율 99.69%를 기록 중인 페루 결선투표에서 보수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918만8410표, 득표율 50.111%로 좌파 로베르토 산체스 후보를 4만3700표 차로 앞서고 있다. 최종 결과가 확정될 경우 후지모리는 네 번째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게 된다.

반면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립적 외교 스타일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과 사진을 찍자고 반복적으로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를 "완전히 지어낸 것"이라고 반박하며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이 논란은 이탈리아 당국자들을 격앙시켰고,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가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취소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가 국내에서 하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과 사진을 찍으려 했다고 주장했고, 멜로니 총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지지율에나 집중하라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전쟁에서 유럽 등 주요국들이 미국의 군사 작전을 지원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키어 스타머가 영국 총리직을 사임할 것"이라며 "그는 이민과 에너지라는 두 가지 매우 중요한 문제에서 크게 실패했다"고 썼다. 이어 "북해 석유를 개방하라"며 "그의 앞날에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내 주요 친미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사이에서는 2차대전 당시 우크라이나반란군(UPA)과 볼히니아 학살을 둘러싼 역사 인식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폴란드가 2023년 수여한 최고 훈장인 백독수리 훈장 박탈을 결정하자 이를 자진 반납했고 우크라이나 전·현직 고위 인사들도 잇따라 훈장 반환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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