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미래 인적 자본을 키워내는 주춧돌 역할을 해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이재명 정권 취임 2년 차를 맞아 거대한 구조조정의 수술대 위에 올랐다. 재정당국이 학령인구 감소를 무기로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공교육 재원 조달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선포하면서, 정부와 시·도 교육청 및 교육계 간의 전례 없는 정면충돌이 가시화되고 있다.
논쟁에 전격적으로 불을 당긴 것은 지난 8일 기획예산처가 주최한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재정의 효율적 재배분과 지출 구조 효율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그 핵심 타깃으로 교육교부금을 정조준했다.
세수 결손 우려와 국가 채무 부담이 가중되는 거시 경제적 환경 속에서, 학생 수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매년 대규모 재원이 기계적으로 배정되는 현행 교부금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재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셈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 1972년 법제화된 이후 대한민국 공교육의 성장을 이끈 핵심 엔진이었다. 현행법상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떼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자동으로 배정하는 '내국세 연동제' 구조를 취하고 있다.
과거 경제 성장기에는 세수 증대와 함께 교육 재정이 풍부해지면서 전국적인 학교 신설과 의무교육 안착에 기여했으나, 인구 절벽이라는 유례없는 인구학적 대전환을 맞이한 현재에 이르러서는 재정 효율성을 저해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받기 시작했다.
논쟁에 전격적으로 불을 당긴 것은 지난 8일 기획예산처가 주최한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재정의 효율적 재배분과 지출 구조 효율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그 핵심 타깃으로 교육교부금을 정조준했다.
세수 결손 우려와 국가 채무 부담이 가중되는 거시 경제적 환경 속에서, 학생 수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매년 대규모 재원이 기계적으로 배정되는 현행 교부금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재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셈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 1972년 법제화된 이후 대한민국 공교육의 성장을 이끈 핵심 엔진이었다. 현행법상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떼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자동으로 배정하는 '내국세 연동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정부 "학생은 줄어드는데 재정은 비대"…축적된 기금과 방만 재정 차단 압박
기획예산처 등 정부와 경제학계가 내세우는 개편의 핵심 논거는 '인구 구조 변화와 재정 수요의 미스매치'다. 초·중·고 학령인구는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급감하고 있는데,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무조건 교육청에 밀어내는 구조 탓에 교육 현장에 필요 이상의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재정당국은 각 시·도 교육청이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해 교육안정화기금 등 예비성 기금으로 쌓아둔 자금이 수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국세 수입이 늘어날 때마다 교육청으로 과도한 재원이 유입되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전 학생에게 태블릿 PC를 무상 지급하거나 현금성 복지 지원금을 뿌리는 등 선심성·방만 재정 운영이 잇따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산의 칸막이 구조를 깨고 내국세 연동 비율(20.79%)을 손보거나, 초중등 재정의 일부를 고갈 위기에 처한 고등교육(대학) 및 평생교육 재원으로 강제 전장(이관)하는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안을 가시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정량적 지표에 맞춰 불필요한 재정 누수를 차단하고, 복지나 국가 첨단산업 등 수혜가 시급한 다른 국가 전략 분야로 재원을 돌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전국 시·도 교육감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러한 접근이 교육의 내실화 요소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경제적 효율성만을 앞세운 왜곡된 시각이라며 강력한 반대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 운영에 들어가는 고정 예산이 비례해서 줄어들지 않는다는 고등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간과했다는 반박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인 반상진 전북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수 진영이나 경제 부처 일각에서 학령인구 감소만을 근거로 초중등 재정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재정전략회의 등에서 예산 감축이 다뤄질 텐데, 단순 학생 수 지표로 재정을 깎을 것이 아니라 미래형 공교육 인프라 고도화와 현장 안정화를 위한 장기적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특히 학교 수가 유지되거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급 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 대입·입시 지형 속에서 교원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 경직성 고정비용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엄문영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역시 "교육을 순수한 경제 논리로만 바라보며 예산을 깎아내리려 할 때가 아니다"라며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소규모 학교의 재구조화,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 등 거시적 투자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에서 재정 압박이 가해진다면, 결국 공교육의 질적 저하와 수요자들의 사교육 시장 이탈이라는 역설적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현시점은 아이들의 사회성 마비와 학습 결손을 치유해야 하는 시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세대의 학습·사회성 결손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가 인간 중심의 다양한 체험 기회를 복원하고,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 안전한 교육 활동 여건을 마련하는 데 막대한 재정과 행정력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재정 감축은 이러한 시대적 구제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인 반상진 전북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수 진영이나 경제 부처 일각에서 학령인구 감소만을 근거로 초중등 재정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재정전략회의 등에서 예산 감축이 다뤄질 텐데, 단순 학생 수 지표로 재정을 깎을 것이 아니라 미래형 공교육 인프라 고도화와 현장 안정화를 위한 장기적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특히 학교 수가 유지되거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급 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 대입·입시 지형 속에서 교원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 경직성 고정비용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엄문영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역시 "교육을 순수한 경제 논리로만 바라보며 예산을 깎아내리려 할 때가 아니다"라며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소규모 학교의 재구조화,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 등 거시적 투자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에서 재정 압박이 가해진다면, 결국 공교육의 질적 저하와 수요자들의 사교육 시장 이탈이라는 역설적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현시점은 아이들의 사회성 마비와 학습 결손을 치유해야 하는 시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세대의 학습·사회성 결손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가 인간 중심의 다양한 체험 기회를 복원하고,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 안전한 교육 활동 여건을 마련하는 데 막대한 재정과 행정력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재정 감축은 이러한 시대적 구제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지자체 ‘유보통합 재정 떠넘기기’ 딜레마…칸막이 규제 풀고 ‘공동 협력 기금’ 구축해야
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또 다른 도화선은 일선 지자체와의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재정 분담’ 및 ‘지방자치단체 전입금’을 둘러싼 복잡한 재정적 이해관계에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담당하던 어린이집(보육) 업무와 예산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유아교육)으로 이관하는 유보통합을 전격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기존 지자체가 쓰던 보육 예산을 교육청 교부금으로 온전히 넘겨주는 법적 재원 보장 장치가 미비해 현장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선 교육청 관계자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인 재정 책임 전가가 초중등 교육 환경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지자체 보육 예산의 이관 규모가 명확히 법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보통합을 강행할 경우, 결국 늘어나는 수조 원의 영유아 보육 비용을 초중등 교부금에서 쪼개어 메워야 한다”며 “이는 초·중·고교의 노후시설 보수나 미래 교육 투자를 중단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지자체가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법정전입금 정산 시기 미스매치와 비법정 교육협력사업비 축소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교육청의 세입 구조는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해진 실정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정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교부금의 칸막이를 일방적으로 허무는 극단 처방 대신, 지자체와 교육청이 대등하게 재원을 출연하는 ‘지방교육 상생 협력 기금’의 제도화를 해결책으로 제언했다. 각 교육청이 세수 호황기에 축적한 교육안정화기금과 지자체의 여유 재원을 공동 매칭하여 유보통합이나 지역 돌봄 인프라에 제한적으로 집행하는 유연한 재정 설계가 대안으로 꼽힌다.
아울러 세수 결손 시 교육청의 핵심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경기 변동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국세 연동 비율의 급격한 축소보다는 세수 호황기에는 기금을 적립하고 불황기에는 이를 안정적으로 꺼내 쓰는 ‘재정 평탄화 시스템’의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담당하던 어린이집(보육) 업무와 예산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유아교육)으로 이관하는 유보통합을 전격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기존 지자체가 쓰던 보육 예산을 교육청 교부금으로 온전히 넘겨주는 법적 재원 보장 장치가 미비해 현장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선 교육청 관계자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인 재정 책임 전가가 초중등 교육 환경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지자체 보육 예산의 이관 규모가 명확히 법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보통합을 강행할 경우, 결국 늘어나는 수조 원의 영유아 보육 비용을 초중등 교부금에서 쪼개어 메워야 한다”며 “이는 초·중·고교의 노후시설 보수나 미래 교육 투자를 중단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지자체가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법정전입금 정산 시기 미스매치와 비법정 교육협력사업비 축소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교육청의 세입 구조는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해진 실정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정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교부금의 칸막이를 일방적으로 허무는 극단 처방 대신, 지자체와 교육청이 대등하게 재원을 출연하는 ‘지방교육 상생 협력 기금’의 제도화를 해결책으로 제언했다. 각 교육청이 세수 호황기에 축적한 교육안정화기금과 지자체의 여유 재원을 공동 매칭하여 유보통합이나 지역 돌봄 인프라에 제한적으로 집행하는 유연한 재정 설계가 대안으로 꼽힌다.
아울러 세수 결손 시 교육청의 핵심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경기 변동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국세 연동 비율의 급격한 축소보다는 세수 호황기에는 기금을 적립하고 불황기에는 이를 안정적으로 꺼내 쓰는 ‘재정 평탄화 시스템’의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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