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모든 재정사업 원점 재검토"…국민 참여 지출개혁 시동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9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다음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그리다 기획예산처-청년 Live Talk에 참석 청년들과 토론하고 있다사진기획예산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9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다음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그리다. 기획예산처-청년 Live Talk'에 참석, 청년들과 토론하고 있다.[사진=기획예산처]

정부가 재정당국 주도로 처음 마련한 공개 토론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국민 참여형 지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이 자리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8일 서울 마포구 SVC 서울에서 열린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에서 "2027년 예산안은 예산편성 전 과정을 이재명 정부가 오롯이 주관하는 첫 예산안"이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올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예산은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절감과 사업 수 10% 폐지를 달성하겠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이고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성장동력 확충과 성장 과실의 세대·지역·계층 확산을 위해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8월 대통령 주재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이후 재정당국이 지출구조조정을 의제로 처음 마련한 자리다. 기획처는 지난 4월 '나라살림 타운홀미팅', 5월 '청년 라이브톡'에 이어 예산 편성 과정 전반에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재정경제부와 과학기술부 등 19개 중앙부처, 서울·부산 등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KDI 등 연구기관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인, 청년자문단, 일반 국민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KTV와 기획예산처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박 장관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제기된 질문에도 직접 답변했다.

토론에서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기존 재정지출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사회·교육·문화 분야 토론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필요성이 집중 제기됐다. 이정환 한양대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와 연동된 교부금 규모가 유지되면서 일부 재원이 행사성 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편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용·복지 분야 토론에서는 구직급여와 기초연금 개편 논의도 이어졌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반복 수급 문제와 일할 때보다 구직급여 수령액이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을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기초연금 수혜 노인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수급 범위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농식품 예산과 중소기업 지원사업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미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혜 대상별 정책수단을 차별화하는 등 농식품 예산의 구조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부처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유사·중복 사업 양산과 예산 분산을 초래하고 있다며 사업 기능을 통합하고 저성과 사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방재정 분야 토론에서 무분별한 공공시설 건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정부 재정 효율화를 위해 신규 공공시설 건립보다 기존 시설의 효율적 관리와 재배치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에 공감하면서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의무지출 사업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주신 소중한 의견들은 2027년도 예산안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삼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예산 편성과 재정정책 수립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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