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AI가 바꾸는 여행의 미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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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이 여행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여행지 정보를 일일이 검색하고 항공권과 호텔을 비교하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이제는 생성형 AI에 여행 기간과 예산, 취향만 입력하면 맞춤형 일정이 순식간에 완성된다. 여행 중에는 실시간 번역과 길 안내, 맛집 추천까지 AI가 도맡는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 같던 일이 현실이 됐다.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은 이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용자의 검색 기록과 예약 이력, 선호도를 분석해 개인별 여행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행 계획 수립부터 예약, 현지 정보 제공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여행업계의 경쟁 기준 역시 가격과 상품 구성에서 데이터와 기술력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실제 글로벌 여행 플랫폼인 트립닷컴은 생성형 AI 기반 여행 비서 서비스를 통해 여행 일정 설계와 항공·호텔 예약을 지원하고 있다. 이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목적지 정보와 이동 동선, 관광지 추천 등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해외 주요 여행사와 호텔 체인 역시 AI 챗봇과 예측 분석 시스템을 앞다툽 도입하며 고객 서비스 혁신에 나서고 있다. AI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산업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여행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여행사들은 고객 상담과 상품 추천에 AI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호텔업계 역시 예약 관리와 고객 응대, 수요 예측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서도 다국어 안내 서비스와 맞춤형 관광 정보 제공, 관광객 행동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AI 활용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자유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이 곧바로 관광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행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감동에 있기 때문이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는 있지만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와 지역만의 정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공감 능력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 여행객이 기억하는 것은 최적화된 일정표가 아니라 현지인과의 만남, 따뜻한 서비스, 예상치 못한 감동의 순간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AI를 비용 절감이나 인력 대체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AI에 맡기되 사람은 고객 경험 설계와 고품질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술과 사람이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AI가 상담 업무를 지원할 수는 있어도 고객의 마음을 읽고 신뢰를 형성하는 역할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정부 역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일부 대기업과 글로벌 플랫폼에만 집중된다면 중소 여행사와 지역 관광사업자는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AI 활용 교육과 데이터 기반 구축, 디지털 인프라 지원을 통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관광산업의 미래는 단순히 최신 기술을 얼마나 많이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선진국의 기준은 단순한 방문객 숫자에 있지 않다. 얼마나 편리하고 만족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지,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AI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이 분명하다. 다만 기술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여행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기억을 만드는 산업이다. AI가 여행의 방식을 바꿀 수는 있어도 여행의 가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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