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비규제·GTX 맞물린 '용평화수' 반도체벨트…경기 남부 새 성장축으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이미지 사진용인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이미지 [사진=용인시]

용인·평택·화성·수원을 잇는 경기 남부권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새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맞물린 데다 성과급 효과, 비규제지역을 향한 매수 관심, 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 기대감까지 겹치며 주거 수요 흐름도 바뀌는 모습이다.

그간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은 서울 접근성이나 신도시 인프라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 거점과 거리, 직주근접성, 배후 주거 수요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평택·화성·수원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은 이른바 ‘용평화수’ 반도체벨트가 주목받는 이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47년까지 경기 남부 일대에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유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19개 생산팹과 2개 연구팹이 집적된 권역에 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 등 신규 팹 16개를 추가로 구축하는 구상이다.

중심축은 용인이다.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용인시에 따르면 해당 산단은 777만㎡ 규모로 추진되며 사업기간은 산업단지 용지조성 기준 2023년부터 2031년까지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52년까지 3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용인 원삼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도 추진되고 있다.

평택과 화성은 이미 삼성전자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거점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배후 주거지로 자리 잡았고, 화성은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동탄신도시가 맞물리며 산업과 주거가 결합된 구조를 갖췄다.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와 연구개발 기능, 대학·업무시설을 기반으로 연구·인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5월 25일 기준 올해 누계 매매가격 상승률은 용인 수지 8.16%, 용인 기흥 5.30%, 수원 영통 4.73%, 화성 동탄 4.4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 3.68%, 송파 2.38%, 강남 0.16%와 비교해도 경기 남부 주요 반도체 권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거래 흐름도 뒷받침되고 있다. 4월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는 전년 동월 대비 20.1% 증가한 반면 강남 4구는 24.3% 감소했다. 동탄은 1분기 거래가 2283건으로 전년 대비 112%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상승이 실제 거래 증가를 동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도체벨트에 힘이 실리는 또 다른 요인은 유동성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임직원에게 기본급 대비 2964%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이 특정 지역 집값 상승으로 바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고소득 일자리와 현금 흐름이 경기 남부 주택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 환경도 변수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수원 영통·장안·팔달구와 용인 수지구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반면 화성 동탄, 용인 처인, 평택 등은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자금 이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교통망 확충도 권역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GTX-A 수서~동탄 구간은 2024년 3월 개통됐고, 동탄 접근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됐다. 인덕원~동탄선은 안양·의왕·수원·용인·동탄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축과 광역철도망이 겹치면서 경기 남부 주요 도시가 같은 생활권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같은 반도체벨트 안에서도 온도차는 있다. 용인 수지·기흥과 수원 영통, 화성 동탄은 가격과 거래가 먼저 움직인 반면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와 브레인시티 등 대규모 개발·공급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매매시장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다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용평화수 반도체벨트의 본질은 단순한 산업단지 호재가 아니다”며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협력업체, 교통망, 주거 수요가 동시에 움직이는 광역 성장축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같은 반도체벨트 안에서도 입주 물량, 규제 여부, 교통망 확충 속도에 따라 지역별 차별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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