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김동영 기자 세계 최대 뉴스미디어 연례 행사인 세계신문협회(WAN-IFRA) 주최 제77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World News Media Congress·WNMC26)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총회는 1995년 파리 개최 이후 약 30년 만의 프랑스 복귀로, 인공지능(AI)이 뉴스산업의 핵심 의제로 전면 부상한 첫 총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흘간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발행인과 편집인, 최고경영자(CEO)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폴란드 크라쿠프 총회에 이어 올해도 세계 언론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과 기술, 수익 모델을 논의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AI가 행사 구조 자체의 중심축으로 격상됐다. WAN-IFRA는 처음으로 '미디어 부문 AI(AI in Media)'를 독립 트랙으로 편성해 '저널리즘의 미래(Future of Journalism)', '매출과 성장(Revenue & Growth)'과 함께 3대 핵심 의제로 배치했다.
생성형 AI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뉴스 생산, 콘텐츠 유통, 수익 창출, 독자 관계 관리 전반을 재편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업계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AI가 뉴스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데는 2022년 말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 공개가 결정적 분기점이 됐다. 이후 생성형 AI는 뉴스 생산부터 검색과 소비 환경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을 흔드는 변수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가장 직접적인 충격은 검색 트래픽 감소다. 디지털 분석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구글이 AI 검색 요약 기능 'AI 오버뷰(AI Overviews)'를 도입한 이후 1년간 글로벌 주요 뉴스 사이트 트래픽이 약 26% 감소했다. SEO 분석업체들의 추적 자료에서는 일부 매체의 검색 유입이 90% 이상 빠진 사례도 보고되며, 검색 의존도가 높았던 디지털 광고 수익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콘텐츠 확보를 둘러싼 미디어와 빅테크의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2023년 12월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이후 캐나다와 인도, 덴마크 등에서 유사한 법적 분쟁이 잇따랐다. 반면 AP통신과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 뉴스코프(News Corp) 등은 오픈AI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모델을 택했다.
WAN-IFRA는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AI를 협회 활동의 "결정적 축(defining pillar)"으로 규정했다. 오픈AI(OpenAI)와 공동 운영하는 '뉴스룸 AI 카탈리스트(Newsroom AI Catalyst)' 프로그램에는 현재 전 세계 145개 뉴스룸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총회 흐름과도 차별화된다.
지난해 크라쿠프 총회는 '미디어의 새로운 플레이북 익히기(Mastering Media's New Playbook)'를 주제로 AI를 데이터 전략과 신뢰 회복, 디지털 전환 논의의 일부로 다뤘다. 2024년 코펜하겐 총회 역시 'AI 시대 뉴스미디어의 미래 만들기'를 내세웠지만 AI를 디지털 혁신의 한 요소로 접근했다.
반면 올해는 AI 자체가 독립적인 전략 의제로 격상되면서 뉴스산업이 생성형 AI 시대의 본격적인 전환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총회에서 아주미디어는 AI를 활용한 뉴스룸 혁신과 글로벌 확장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아주미디어는 AI를 기반으로 기사 생산과 번역, 영상 제작, 다국어 플랫폼 운영까지 뉴스 생산 전 과정을 재설계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비롯한 5개 언어 서비스와 영상 플랫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 뉴스룸 혁신과 수익 성장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다.
총회 주제는 '떠오르는 목소리(Rising Voices), 부상하는 위험(Emerging Risks), 영감의 미래(Inspiring Futures)'다.
WAN-IFRA는 AI 확산과 플랫폼 의존 심화, 뉴스 신뢰도 하락,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새로운 기회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행사 개최지인 마르세유 역시 상징성을 지닌다.
기원전 600년경 건설된 프랑스 최고(最古) 도시인 마르세유는 인구 약 88만명의 지중해 최대 항구도시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WAN-IFRA는 개최지 선정 당시 "전통적 권력 중심에서 벗어난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총회는 나폴레옹 3세가 건립한 19세기 궁전 파로 궁전(Palais du Pharo)에서 열린다. 공동 주최는 BFM TV와 RMC 라디오, 지역 일간지 라프로방스(La Provence)를 보유한 프랑스 미디어 그룹 CMA Media가 맡았다.
1948년 출범한 세계뉴스미디어총회는 세계신문협회의 전신인 FIEJ 창립 총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대표단은 파리 엘리제궁에 초청받았으며 이후 서울, 케이프타운, 타이베이, 이스탄불, 모스크바,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돼 왔다.
현재 WAN-IFRA는 120개국 3000여 뉴스기업과 60개 발행인 협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약 1만8000개 매체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 뉴스 발행인 단체다.
이번 총회에서는 본회의 외에도 기술·비즈니스·콘텐츠·혁신 분야 사전 심층 세션(Pre-Congress Deep Dives)과 미디어 지속가능성, 수익 다각화, 인쇄신문의 미래, 뉴스 크리에이터 생태계 등을 주제로 한 테이블 토크가 진행된다.
모든 세션은 영어로 운영되며 AI 기반 50개 이상 언어 실시간 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
행사 기간에는 WAN-IFRA 최고 권위의 언론자유상인 '골든 펜 오브 프리덤(Golden Pen of Freedom)' 시상식과 디지털미디어어워즈 월드와이드(Digital Media Awards Worldwide)도 열린다.
특히 디지털미디어어워즈는 최근 '뉴스룸 AI 최우수 활용'과 '수익 전략 AI 최우수 활용' 부문을 신설하며 AI 경쟁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총회 종료 후인 4~5일에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파리 주요 언론사를 방문하는 사후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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