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양자 컴퓨팅에 있어 '제2차 양자 혁명'의 시기입니다. 이미 생명과학,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페트라 플로리주네 IBM 퀀텀 글로벌 세일즈 총괄 디렉터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BM 아시아태평양 퀀텀 커넥트'에서 양자 컴퓨팅의 산업적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IBM은 이날 양자 컴퓨팅이 연구·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양자처리장치(QPU)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접근을 통해 기업 적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IBM은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양자 기술의 최신 진전과 산업별 활용 방향을 소개했다. 미디어 브리핑에는 플로리주네 디렉터와 백한희 IBM 퀀텀 디렉터 박사가 참석해 양자 컴퓨팅의 현재 수준, 산업 적용 사례, 향후 상용화 로드맵을 설명했다.
플로리주네 디렉터는 현재를 '제2차 양자 혁명'으로 규정했다. 그는 "반도체와 레이저,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가능하게 했던 1차 양자 혁명에 이어 이제는 양자 컴퓨팅이 기존 고전 컴퓨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을 혁신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 컴퓨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에 활용되기 시작한 현재의 기술"이라며 "실험 중심 단계를 넘어 기업과 연구기관이 실제 워크플로우에 적용하는 '양자 유용성'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주네 디렉터는 또 양자 컴퓨팅 시장의 경제적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BM에 따르면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양자 컴퓨팅의 잠재적 경제 가치로 8500억달러(약 1200조원) 이상으로 추산한 바 있다.
IBM은 양자 컴퓨팅의 실질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방향으로 '하이브리드 접근'을 강조했다.
백한희 박사는 "양자 컴퓨터가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술의 강점을 결합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IBM은 이를 위해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슈퍼컴퓨터 '후가쿠', 도쿄대학교의 GPU 기반 슈퍼컴퓨터 '미야비' 등에 IBM 양자 시스템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연동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 현장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협업으로 2024년 8개 원자 수준에 머물렀던 분자 시뮬레이션을 약 1만2000개 이상의 원자를 가진 분자 규모까지 확장했다. 플로리주네 디렉터는 "이 사례는 시작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HSBC가 채권 발행 성공 예측과 거래 최적화 시스템에 양자 컴퓨팅을 도입해 기존 대비 34% 향상된 예측 정확도를 확보했다.
소재·물류 분야에서는 보잉과 항공기 부식 문제 해결을 위한 신소재 분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만 대 규모 선박·차량의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 중이다.
IBM은 양자 컴퓨팅 사업 분야에서 지난해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누적 계약 금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BM은 양자 컴퓨팅의 기술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IBM은 연내 고전 컴퓨터 대비 비용과 정확도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양자 우위' 입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9년에는 오류에 내성을 갖는 내결함 양자컴퓨팅(FTQC)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생태계 확대 전략도 강조했다. 플로리주네 디렉터는 "현재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대기업 및 스타트업 등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의 파트너가 IBM 양자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며 "IBM의 오픈소스 개발 키트 키스킷은 글로벌 양자 개발자 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백한희 박사는 "한국 시장의 양자 생태계가 확대될 경우 추가 시스템 도입 등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주네 디렉터는 "양자 컴퓨팅은 준비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기술"이라며 "미래의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지금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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