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참모인 법무실장이 담화문을 보는 순간 위헌성을 의심했다고 증언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6부(이현경 부장판사)에서는 내란중요업무종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사령관의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문상원 중령(전 수방사 법무실장·현 육군검찰단 강원지역검찰단장)은 2024년 12월 3일 자신이 겪었던 비상계엄 전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우선 문 중령은 증인 출석에 앞서 자신의 상관이었던 이 전 사령관과의 대면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해 문 중령이 이 전 사령관을 마주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문 중령은 가림막이 설치된 걸 확인한 뒤 그제서야 증언을 시작했다.
특검 측 신문에서 문 중령은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비상소집 통보를 받았고 부대를 향하는 택시 안에서 포털 언론사 뉴스 등을 통해 대통령 담화문과 계엄 포고령 1호를 접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대에 도착한 문 중령은 지휘통제실로 향했지만, 그곳에서 이 전 사령관을 만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문 중령은 당시 부대에 이미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현장이 극도로 어수선했다고 설명했다. 문 중령은 "육군본부와 합참, 그리고 용산 중 어디서 지시가 내려오는지조차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특검 측은 수방사 병력의 국회 투입이 적법한 작전 범위 내에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이 전 사령관 측과 공방을 벌였다. 특검팀은 문 중령에게 수방사의 일반적인 업무 매뉴얼이나 하이브리드전(군사적 조치와 비군사적 조치를 적절히 섞어 활용하며 전쟁을 수행하는 개념) 대비 훈련 내용에 국회를 봉쇄하거나 의원들을 체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문 중령은 "대규모 병력 침투나 살상 무기 대응 등 수방사 매뉴얼 중 국회에 병력을 보낸다는 내용은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계엄 상황에서 수방사가 방첩사를 지원해 합동수사나 인원 체포를 돕는다는 내용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기억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 전 사령관 측은 문 중령을 상대로 수방사의 임무가 서울 내 주요 시설의 테러 대응 등에 치중되어 있으며, 법무실장은 주로 징계나 행정 업무를 담당하기에 작전 용어나 구체적 상황에는 밝지 못하다고 추궁했다. 이에 문 중령은 "법률이 포함된 용어라면 전문가로서 확인해가며 조언을 드리는 것이 임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조성현 전 수방사 1경비단장 등이 헌법재판소나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사령관은 지휘통제실을 지키라는 참모장의 만류를 뿌리칠 정도로 현장 관리에 신경을 썼으며, 의원 체포 지시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조 전 단장이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중령은 증언을 통해 조 전 단장의 증언에 힘을 실어줬다. 문 중령은 "조 전 단장은 부하들을 친가족처럼 생각하는 분"이라며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차 안에 같이 있었던 부하들의 말이 맞을 것이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중령은 자신의 아버지가 경남 마산 출신임에도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참석할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를 자신에게 물려준 일화를 설명하며 "아버지는 1980년 5월 광주가 있었기에 1987년 6월의 우리가 안전하게 시위하며 직선제를 쟁취할 수 있었다"며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돕는 것이다. 이번 재판이 우리 민주주의에 한 줄기 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향후 조 단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를 통해 이 전 사령관의 내란 실행 가담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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