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국민배당·파업에 특별법까지…'뜨거운 감자' 된 반도체

  • 정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요건에 '수도권 외' 명시 검토

  • 양향자 "공급망 붕괴·경쟁력 약화 우려"…주주 민심 어디로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14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출마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14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출마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가 6·3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 고공행진으로 국민적 관심이 반도체에 쏠린 상황에서 국민배당금, 노조 파업,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등 관련 현안이 동시다발적으로 화두에 오르면서다.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와 지역 국회의원은 17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 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승인 요건에 '수도권 외 지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천·용인·수원·화성·평택·안성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경기 남부권은 국내 반도체 벨트의 핵심축으로 △반도체 제조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전문인력 △기반시설 등이 이 지역에 집적돼있다.

이와 관련해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국가안보 핵심 산업"이라며 "기존 산업 거점을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거점을 함께 육성하는 방향으로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5년 삼성반도체 메모리설계실에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2014년 임원으로 승진한 이력이 있는 양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수도권이 배제되면 수도권에 집중된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며 "미국, 대만, 일본 등 경쟁국들은 기존 반도체 거점에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는데 우리만 기존 거점인 경기도를 배제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배제 조항 삭제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기준 현실화 △기존 반도체 생산 거점에 국가전략산업 차원의 규제특례제도 적용 △기존 반도체 생산 거점 고도화·신규 반도체 거점 육성 병행 전략 마련 등을 촉구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반도체 현안이 6·3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증시 성장을 이끌면서 주주들에게 천문학적인 이익을 안겨준 게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전국민적 관심사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더욱이 반도체 공장이 경기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했을 때 이번 시행령안은 도내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양 후보를 비롯한 경기 지역 후보자들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밖에도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발생한 악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정치권에서 공방하는 모습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법인세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논리를 폈다가 범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박충권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기업이 피와 땀을 흘려 만든 결과물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국가 주도형 약탈 선언"이라며 "시장경제의 근간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공산주의식 배급 체제로 퇴행시키려는 위험한 폭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 상황도 지방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업으로 인해 공급 안정성이 무너지면 고객 신뢰도 저하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 결과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책임 소재에 따라 전국에서 '주주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이 민심과 직결될 수도 있다"며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정치 공방'이 아닌 '먹고 사는 문제'로 이어지면서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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