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비는 혈세로, 업추비는 깜깜이"…경북 지방의회 '특권 조례' 논란

  • 경북 10개 시·군의회 '의회장' 조례 운영…장례비 전액 의회 부담 규정까지

경북도의회 청사 전경 사진경상북도의회
경북도의회 청사 전경. [사진=경상북도의회]

경상북도의회와 도내 10개 시·군의회가 의원 사망 시 시민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 '의회장' 조례를 잇따라 제정해 특권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의회 중 상당수는 업무추진비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조례 제정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의무는 버리고 특권만 챙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2일 경북지역 지방의회의 특권 의식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의회장(葬)에 관한 조례」를 지목했다. 대구 지역 의회에서는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이 조례는 의원이 임기 중 사망할 경우 영결식장 설치비와 신문 광고비 등 장례 비용 일체를 예비비나 의회 소관 예산으로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김천시의회를 시작으로 상주, 포항, 경주 등이 가세했으며, 2023년에는 경상북도의회까지 관련 조례를 신설했다. 특히 최초 제정된 김천시의회의 경우 장례 비용 전액을 의회가 부담하고 장의 기간을 최대 7일까지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복지성 특권' 조례에는 발 빠른 의회들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업무추진비 사용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 제정에는 극도로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의회장 조례를 둔 10개 시·군의회 중 업추비 공개 조례를 시행 중인 곳은 상주시와 김천시 단 두 곳뿐이다. 포항, 경주, 영주 등 나머지 8개 의회는 여전히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채 '깜깜이' 예산 집행을 이어가고 있다.

경산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시민들은 고물가에 고통받는데 의원들이 본인들 장례비까지 세금으로 충당하겠다면서 정작 밥값이나 활동비 내역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경실련은 "임기 중 사망 사례가 극소수임에도 이러한 조례를 늘리는 것은 지방의원의 특권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제9대 의회 임기 만료 전 구시대적인 특권을 버리고 투명성 강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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