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엔터 프리즘] 히트곡 이후 음악 산업… IP 경쟁력은 '연결 구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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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이후를 설계하는 음악 산업… IP 경쟁력은 '연결 구조'로 이동 [사진=챗지피티]

스트리밍은 음악 시장의 덩치를 키웠지만 음악 지식재산권(IP)의 수익 구조까지 안정적으로 바꿔놓지는 못했다. 음원 소비는 쉬워졌고 글로벌 시장 규모도 커졌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신곡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개별 히트곡의 생명력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차트 진입과 높은 조회수는 여전히 중요한 성과지만 그것만으로 장기적인 팬덤과 수익을 만들기는 어려워진 실정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음반 시장 매출은 317억 달러로 역대 처음 3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했다. 스트리밍이 음악 소비의 표준이 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시장은 분명 커졌으나 돈이 흘러가는 방식은 오히려 단순해졌다. 히트곡이 나오면 차트를 점유하고 트래픽과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다.

문제는 그 집중의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10만 곡 이상의 신곡이 쏟아지는 초과잉 공급 환경에서 차트 상위권 진입은 성과의 완성이 아니라 출발점에 가까워졌다. 음원 하나만으로 강력한 팬덤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리스너가 팬덤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높은 조회수도 일시적인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음악 산업의 관심이 '히트곡 이후'로 옮겨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음원 소비량이 IP의 초기 반응을 보여준다면 그 이후의 가치는 팬덤과 공연, 굿즈, 멤버십, 커뮤니티, 영상 콘텐츠 등으로 얼마나 확장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로 공연권 수익은 4년 연속 성장해 2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시장조사기관 커스텀 마켓 인사이트는 글로벌 라이브 뮤직 시장이 2034년 약 62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음악 IP의 가치가 더 이상 스트리밍 수치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음악을 듣는 리스너를 팬으로 전환하고 팬덤을 다시 공연과 굿즈, 멤버십, 커머스 등 다양한 접점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IP의 지속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결국 음악 IP의 경쟁력은 개별 기능의 우위보다 IP를 둘러싼 여러 사업 접점을 어떻게 연결하느냐로 이동하는 추세다.

글로벌 음악 기업들은 이미 이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소니뮤직은 글로벌 인디 유통 네트워크인 더 오차드를 통해 전 세계 40개국 이상의 독립 레이블과 아티스트를 글로벌 인프라에 연결하고 있다. 직접 모든 아티스트와 IP를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IP를 유통망과 데이터, 마케팅 네트워크 위에서 확장하는 방식이다.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 디즈니+의 협업도 음악 IP의 확장 방식을 잘 보여준다. 하이브 아티스트의 음악은 유니버설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확산되고 공연 실황과 다큐멘터리 등은 디즈니+를 통해 영상 콘텐츠로 재가공된다. 음악이 단순히 듣는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보는 경험과 머무는 콘텐츠로 확장되는 구조다.

워너뮤직그룹과 틱톡의 파트너십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두 회사는 다년간의 멀티 플랫폼 파트너십을 통해 음원 라이선스 계약을 넘어 발견 플랫폼과 IP 보유 레이블, 팬덤 및 커머스 접점을 하나의 구조로 묶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음악 IP를 하나의 음원 상품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통, 콘텐츠, 플랫폼, 팬덤, 커머스가 IP의 생애주기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된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드림어스컴퍼니의 최근 행보가 그 사례 중 하나다. 음악 IP를 음원 유통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콘텐츠, 팬덤 플랫폼, 데이터, 공연으로 확장하기 위해 각 영역의 전문사와 접점을 만들며 활용 구조를 넓히고 있다.

가령 메이크어스의 딩고는 음악 IP가 발매되는 시점에 콘텐츠 접점을 제공하여 IP의 소비 주기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비마이프렌즈는 팬덤 플랫폼 영역에서 콘텐츠 소비를 커뮤니티 경험으로 연결하여 팬이 특정 IP를 중심으로 머물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리스너가 팬이 되고, 팬이 다시 구매와 참여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IP의 장기 가치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터글로벌의 데이터 분석 역량은 팬덤의 움직임을 읽어 콘텐츠 기획과 공연 전략으로 이어지게 하며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의 협업은 온라인의 관심을 오프라인 공연 경험으로 연결하는 접점이 된다.

실제 그룹 엑소의 도경수와 밴드 루시는 유통을 드림어스컴퍼니에서 담당하고, 비마이프렌즈 솔루션을 통해 팬 플랫폼을 구축하여 글로벌 팬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루시의 월드투어 역시 글로벌 공연 인프라를 갖춘 라이브네이션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연결 구조가 곧바로 IP 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노출이 실제 팬덤 전환으로 이어지는지 비음원 매출로의 확장이 발생하는지가 함께 검증돼야 하며 여러 파트너가 결합하는 만큼 수익 배분과 IP 주도권 조율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히트곡은 여전히 중요한 출발점이다. 다만 앞으로의 음악 IP 경쟁력은 차트 성과만이 아니라 콘텐츠와 팬덤, 공연과 커머스를 연결해 IP의 활용 범위를 얼마나 넓혀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개별 기업의 단독 역량보다 여러 파트너와의 협업 구조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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