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돋보기] 크래비티, 흔들림이 완성한 성장 기록

하루에도 수십 개의 노래, 수십 개의 작품이 탄생한다. 음악·드라마·영화 등이 수없이 많은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대중에게 전해지는 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래를 부르고, 연기한 아티스트도 마찬가지. 뛰어난 역량에도 평가 절하되거나, 대중에게 소개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티스트 돋보기>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그들의 성장을 들여다보는 코너다. 아티스트에게 애정을 가득 담아낸 찬가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모든 성장의 기록은 흔들림을 지나 완성된다. 그룹 크래비티가 지나온 시간도 그랬다. 2020년 낯선 평행세계의 문을 열고 '슈퍼 루키'로 등장했던 아홉 소년은 이제 타인이 설계한 궤도를 따라가기보다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데어 투 크레이브(Dare to Crave)'로 리브랜딩을 선언한 이들에게 변화란 근사한 외피를 두르는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갈망'을 인정하고 그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는 과정에 가까웠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간 끝에서 크래비티는 비로소 '나'를 돌아본다. 흔들림을 지워내는 대신 그 흔들림까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 '리디파인(ReDeFINE)'은 그렇게 지금의 크래비티가 도달한 가장 솔직한 현재다.

크래비티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9인조 보이그룹이다. 팀명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와 '그래비티(Gravity)'를 결합한 말로, 서로 다른 멤버들이 하나의 시너지를 이루고 팬들을 자신들만의 세계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센터 오브 그래비티(Center of Gravity)'처럼 K팝 신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도 녹여냈다.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Dare to Crave)' 이후에는 '갈망(Crave)'과 '중력(Gravity)'이라는 해석이 더해지며 팀명의 무게도 달라졌다. 이름이 품은 끌림의 의미가 이제는 이들이 가진 내면의 동력까지 가리키게 된 셈이다.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크래비티의 이야기는 앨범 안에서 차례로 방향을 넓혀왔다. 데뷔 초 '하이드아웃(HIDEOUT)' 시리즈가 낯선 세계에 발을 들인 소년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공감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첫 정규앨범 '디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은 그다음의 각성과 돌파를 말했다. 외부의 억압 앞에서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는 '가스 페달(Gas Pedal)'의 질주로 이어졌고 '리버티 : 인 아워 코스모스(LIBERTY : IN OUR COSMOS)'에서는 어둠을 지나 자유와 희망을 되찾는 이야기로 확장됐다. 이후 '뉴 웨이브(NEW WAVE)'와 '선 시커(SUN SEEKER)'를 거치며 청춘의 에너지와 자기만의 길을 찾는 감각을 더 또렷하게 드러냈다. 낯선 세계에 발을 들이고 서로를 발견하며 자유와 희망을 찾아 나아가던 소년들은 이 시기를 지나 조금 더 현실적인 청춘의 얼굴에 가까워졌다.

서사는 무대와 성과로도 이어졌다. 크래비티는 팬데믹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데뷔했지만 신인상을 휩쓸었고 자체 제작 리얼리티 '크래비티 파크'를 통해 팀의 호흡과 관계성을 보여주며 팬덤을 넓혔다. '로드 투 킹덤: 에이스 오브 에이스(ACE OF ACE)' 우승과 데뷔 5년 만의 핸드볼경기장 입성, 각종 퍼포먼스상과 음악방송 성과는 이들이 단지 버텨온 팀이 아니라 결과로도 자신을 입증해온 팀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크래비티에게 성장은 시간을 견디는 일이자 그 시간을 무대 위에서 증명하는 일이었다.

변화는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에서 뚜렷해진다. 이전까지 크래비티가 낯선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소년들의 에너지를 보여줬다면 이 앨범에서는 그 에너지를 움직이게 하는 마음을 들여다본다. 도피와 직면 사이에서 마주한 갈망, 무엇을 원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순간에도 끝내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앨범의 중심에 놓였다.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하고 처음으로 유닛 구성을 도입한 점도 이 변화와 맞물린다.

이 흐름은 '데어 투 크레이브 : 에필로그'를 지나 미니 8집 '리디파인'으로 이어진다. '리디파인'은 리브랜딩 이후 크래비티가 마주한 가장 중요한 현재다. 완벽하게 단단해진 청춘이 아니라 흔들림을 인정한 뒤에도 다시 일어서는 청춘. 무너지지 않는 법보다 무너진 뒤 다시 일어나는 방식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크래비티가 어디에 서 있고 어떤 마음으로 다음을 향해 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크래비티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크래비티는 앞으로도 흔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불안을 지우기보다 마주하고 완벽을 좇기보다 흔들림 속에서 제 자리를 찾아내는 유연함이 지금의 크래비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리디파인'은 그 태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앨범이다. 흔들림을 이겨낸 뒤의 완성이 아니라 흔들리는 중에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현재. 그 시간을 통과했기에 크래비티의 현재는 더욱 완전해졌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크래비티는 끝내 다음 계절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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