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3 지방선거와 개헌안 국민투표 동시 진행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 "통치 구조 개편을 중심 의제로 삼아 개헌 논의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12일 성명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급하게 추진함으로써 야기된 협의 부족의 문제와 함께 국민의힘의 발목잡기식 반대가 맞물린 결과"라며 "이번 불성립을 반면교사 삼아 민주당이 지방선거 이후 진지한 자세로 개헌 논의를 재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이후 즉각 개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통치 구조 개편을 중심 의제로 삼아 치열한 내부 논의와 국민 의견 수렴, 여야 간 협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라"며 "만약 단계적 개헌의 방향을 선택한다면 그 로드맵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충분한 설득과 동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지방분권 등의 이유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전체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경찰청장·국가정보원장·감사원장·헌법재판소장·대법원장 등 주요 권력 기관 수장에 대한 인사권까지 독점하고 있다"면서 "또 법률의 위임을 받아 대통령령(시행령)을 발령할 수 있는 권한을 남용해 왔으며,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발의된 개헌안에도 헌법 전문에 '자치와 분권의 강화'를 명시하고, 1조 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새롭게 뒀다.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의 내용도 담겼다"며 "그러나 그 개헌안 역시 국회 의결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지금도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개헌 추진 과정은 이러한 근본적인 방향과 방법을 둘러싼 충분한 고민도, 국민 의견 수렴도 없이 진행됐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불거진 계엄 선포 권한 통제 문제만을 우선 처리하고, 통치 구조 개편 등은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겠다는 구상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개헌을 손쉽게 통과시키려 했던 시도가 오히려 지지를 잃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개헌안을 반대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설령 이번 계엄 사태가 특정 개인의 일탈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그 일탈을 사전에 막을 헌법적 장치가 없었다면 이를 헌법으로라도 강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통제는 보수·진보를 막론한 시대적 과제다. 야당이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민 앞에 해명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언급했다.
앞서는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투표에 참여한 의원이 178명에 불과해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려면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다음 날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등 51개 안건을 직권상정하려고 했으나,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자 이를 철회했다. 우원식 의장은 "정략과 억지 주장을 끌어들여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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