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류'라는 새로운 정치 스타일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결과를 낳고 있을까.
다카이치류의 탑다운·스피드 정치가 효과를 발휘한 사례는 분명히 있다. 이전 정권에서 여야가 합의해 놓고도 차일피일 미뤄왔던 휘발유세 추가 과세 폐지를 취임 직후 즉각 결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 국민들이 '움직이는 정치'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부작용의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의 '대만 유사시 존립 위기 사태' 답변이 대표적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해당 발언은 미리 준비한 답변서에 없는 '애드리브'였다"며, "관료들과의 대면 답변 점검 절차만 거쳤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카이치류의 핵심인 '답변 공부회 폐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셈이다. 해당 발언에 대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사태 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끝내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중국인 방일객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대중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사실 다카이치 총리는 10년 전 총무상 시절에도 정치적 공정성을 반복적으로 어긴 방송국에 대해 전파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언급했을 때에도 문제가 커졌지만, 그때도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다카이치류가 갑자기 나온 게 아닌 것이다.
회식을 거부하고 문서 중심으로 소통하는 다카이치식 정치는 당·관료와의 관계에도 균열을 낳고 있다. 일례로 자민당 창당 70주년 기념사 문안 조율을 위해 총리를 찾은 당 인사들은 "이렇게 고쳐주세요"라는 총리의 말 한마디를 듣고 약 10분 만에 자리를 떠야 했다. 2026년도 예산 심의가 한창이던 시기, 자민당 간부 한 명은 "총리와 예산에 대해 직접 말을 나눈 것이 단 한 번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소통의 공백은 국정 운영의 균열로 이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예산안의 연도 내 통과를 고집했지만, 당과의 충분한 조율 없이 밀어붙인 결과 참의원(상원) 벽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닛케이신문은 "숫자의 힘에 의존한 국회 운영으로 당·국회와의 거리가 더욱 멀어졌다"고 짚었다.
관료 사회와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소비세 감세는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재무성이 전통적으로 반대해 온 사안으로, 역대 총리들은 재무성과 물밑 조율을 거쳐 발언의 수위를 조절해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2월 예산위원회에서 소비세 감세 논의와 관련해 '어떤 부처'가 방해 정보를 배포하고 있다며, 사실상 재무성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재무성 관계자들은 "우리를 정권의 저항 세력으로 보는 것 아니냐"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한 정부 고위 간부는 "장기 정권을 구축하려면 예산을 쥔 재무성을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 관료 사회 전체를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런 부작용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스타일을 바꿀 기미는 없다. 오히려 인사를 통해 당내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예산 연도 내 통과 무산의 책임을 물어 참의원의 자민당 간부 교체를 시도했고, 자신에게 이의를 제기한 의원들을 요직에서 잇달아 배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리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 베테랑도 냉대받는다는 압박감이 당내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없고, 오히려 파벌 해체 이후 재편된 각 그룹들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접근하려고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다카이치 총리 측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에서 '무투표 재선'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유력한 대항마도 보이지 않는다. 재선에 성공하고 2028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하면 장기집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카이치류가 일본 정치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인지, 아니면 현실의 벽 앞에서 조정을 강요받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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