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확대와 카드론 규제가 동시에 가해지면서 카드사들이 ‘수익성 딜레마’에 빠졌다.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대출은 늘리고, 수익성이 높은 대출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5708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줄고, 저축은행 취급액도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사실상 금융권에서 카드사만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린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금융당국의 정책 영향이 크다. 당국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이에 따라 카드사의 지난해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7조9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중금리대출은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리스크가 높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제한적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반면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카드론은 규제 대상이다. 올해 1분기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올해 카드사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1~1.5%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중금리대출은 늘리고, 수익성이 높은 카드론은 줄여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 조합이 수익성과 자산 운용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자금 수요가 카드사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론까지 제한될 경우 카드사의 대출 공급 여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취급을 늘린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이미 정책 방향에 맞춰 확대했다”며 “카드론까지 동시에 규제하면 대출 운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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