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용을 넘어 자립으로···'행복나무'에 뿌리 내린 25명의 구슬땀

  • SK인텔릭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 정규직 전환 기회 통해 홀로서기 토대 마련

  • 최저 임금보다 20~30% 높은 처우 보장

13일 SK인텔릭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행복나무는 생산 직원 25명 전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정수기 소모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나윤 기자
13일 SK인텔릭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행복나무'는 생산 직원 25명 전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정수기 소모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나윤 기자]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SK인텔릭스 화성캠퍼스 내 '행복나무' 사업장. SK인텔릭스의 주력 제품인 얼음정수기 내 스토리지와 스크류 등 주요 소모품을 조립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업무 지도 스크린과 작업대를 수시로 확인하는 직원들의 눈빛은 진지했고 정교한 손놀림 끝에 완성된 부품에는 이들의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생산 현장 25명의 직원 전원은 장애인이다. 이 중 18명은 중증 장애인이지만 비장애인 못지않은 숙련도를 뽐내고 있었다.
 
행복나무는 지난해 12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SK인텔릭스의 자회사형 기업이다. 장애인 작업환경 및 편의시설을 갖춘 사업장으로 정부의 장애인 고용 활성화 정책에 민간 기업의 실행력이 더해진 상생 고용의 사례다. 정부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에 최대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대신 최소 7년의 고용 유지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취약계층인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터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설립 초기에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외부의 예상과 달리, 행복나무는 지적장애인들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장에서 만난 노균영 행복나무 대표는 "처음에는 내심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함께 지내보니 교육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따라와 주었다"며 "일상생활에서는 장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 형태 또한 파격적이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매출 변동이 큰 렌털 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SK인텔릭스는 이들을 단기 용역이 아닌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있는 계약직으로 채용해 고용 안정성을 우선시했다.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을 돕겠다는 의지는 처우에서도 나타난다. 법적 최저임금보다 약 20~30%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홀로서기 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사업장 곳곳에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배려가 녹아 있다. 장애인 직원들에게 맞춤화된 직무 개발은 물론 비장애인 동료들과의 벽을 허물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소통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서재희 경영관리 팀장은 "맞춤형 교육을 통해 업무를 하나하나 익혀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성취감이 상당하다"며 "동료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이 조금씩 허물어지구나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행복나무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고용 수치' 채우기가 아니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다.
 
노 대표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가치는 단순한 제품 생산이 아니라 이곳을 통해 변화하는 장애인들의 더 나은 삶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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