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소식에 위험회피 완화…환율, 1470원대 급락

  • 9거래일 연속 '1500원 공포' 일단 진정

  • "전쟁 우려 완화에도 하단 경직 가능성"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일시적 휴전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장중 1500원을 넘어서며 불안을 키웠던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내려왔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6원 내린 1470.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24.3원 급락한 1479.9원에 개장한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된 영향이다.

환율은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따라 하루 20~30원씩 출렁이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동발 불안에 장중 한때 1520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환시장 거래량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달 서울 외환시장 내 원·달러 현물환 일평균 거래량(서울외국환중개·한국자금중개 합산, 주간 거래 기준)은 139억1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환차익을 노린 거래와 환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한 헤지 수요가 동시에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당국도 환율 방어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9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미국발 상호관세가 발표됐던 지난해 4월(-49억9000만 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 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9일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자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특정 레벨 방어에 집착하기보다 시장 흐름을 존중하는 유연한 대응 기조를 유지해왔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역시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시장이 리스크를 수용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과도한 경계를 경계했다. 한은 관계자도 특정 수준을 목표로 삼기보다 시장 심리 쏠림이 심화될 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환율이 점차 안정 흐름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쟁 위험이 제거되면 환율은 2월 말 수준인 1430원 선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화 특성을 고려하면 하락 흐름이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대외 불확실성에 민감한 통화인 만큼 전쟁 우려 완화로 단기 급락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후 시장 관심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물가, 금리 경로로 이동하면 환율 하단은 다시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