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비화폰 전달·증거인멸' 김용현에 징역 5년 구형

  • "국가 안보 흔든 계획 범행" vs "적법한 직무"

  • 이중 기소·증거 인멸 대상 불특정 반박도 제시

  • 내란특검 1호 기소 사건…내달 19일 선고 예정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아 민간인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하고, 계엄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 사건은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1호 기소' 사건이다.

특검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비화폰을 적법하게 사용할 것처럼 경호처를 속인 뒤 노 전 사령관과 소통할 목적으로 이를 지급했다면서 "단순한 개인적 범행이 아니라 국가 보안을 뒤흔든 안보 범죄"라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관련 증거 인멸 지시에 대해서는 "헌정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수의 계엄 증거를 인멸해 가담자들에 대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곤란하게 했다"며 "사법 질서를 중대하게 방해한 범행"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 수단과 방법, 침해된 법익의 중대성에 비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이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점은 일부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전날인 2024년 12월 2일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이를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이른바 '제2수사단'의 수사단장 역할을 하며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계엄 직후 수행비서 역할을 한 민간인 양모씨에게 계엄 관련 서류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파기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김 전 장관은 해당 노트북으로 담화문과 포고령 등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 공소제기가 이미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포섭돼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비화폰 제공 역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직무 범위 내 행위였고, 특검이 경호처의 어떤 공무가 실제로 방해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고 맞섰다.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어떤 자료가 인멸 대상인지 특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장관도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을 때 내란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와 국회 의결을 존중한 내란이 지구상 어디 있느냐"며 "굴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특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18일 추가 기소됐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별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 1심 재판에서 구속 기간 만료에 따라 조건부 보석 허가 결정을 받은 상태였으나, 이번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다시 발부되면서 석방이 무산됐다.

이후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 기피 신청과 관할 이전 신청, 구속 취소 청구 등을 잇달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초반에는 공판준비기일이 다섯 차례 이어지는 등 지연을 거듭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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