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광역시 시장 선거가 정당 구도를 넘어 ‘누가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으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성과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실행력 있는 행정가’ 이미지를 부각하며 구도 전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부겸, 예산 확보 성과 강조...실행력 부각
김부겸 전 총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 정치권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대구 정치인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더니 ‘그러는 너는 무엇을 했느냐’는 반격이 돌아왔다”며 “한번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특히 국무총리 재직 당시의 예산 확보 경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실적 중심’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따오는 것만으로는 사업이 완성되지 않는다”며 “법상 지방비 매칭이 필요한데 대구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럴 때마다 다른 사업의 국비를 추가로 확보해 주는 방식으로 시비 매칭을 유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대구시에 실질적으로 가져온 예산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주장 차원을 넘어 ‘실행력 있는 행정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장 중심 행보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보좌진들이 구청과 시청을 수시로 오가며 사업을 챙기다 보니 공무원들이 ‘그만 좀 오라’고 할 정도였다”며 “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 국회의원들에게는 일을 하지 않는 관성이 존재한다”고 직격했다.
구체적 사례도 제시했다. 공공수영장 건립 사업의 경우 “주민 수요가 높았음에도 ‘김부겸 예산’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며 지역 정치권의 비협조를 비판했다. 황금동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과 관련해서도 “총사업비 234억원을 한국전력과 대구시가 분담하기로 했지만, 시가 형평성을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신매시장 공영주차장 사업 역시 중앙정부 설득을 통해서야 추진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가 움직이지 않아 장관을 직접 현장에 데려가 설득했다”며 “대구에서는 일을 하기 위해 우회 경로를 택해야 하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향후 시정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예산을 확보한 지역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하겠다”며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느냐에 따라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아붓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당 프레임을 깨고 인물 경쟁으로 판을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주호영 항고·이진숙 “기차 떠났다”...보수 분열 변수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며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대구시장 후보 선출 방식을 6인 경선으로 확정했지만, 컷오프된 인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컷오프된 이진숙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점퍼가 아닌 흰점퍼를 입고 거리 행보를 이어가며 독자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SNS를 통해 시민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가산점을 포기하고, 당선 시 1년치 연봉을 반납하겠다는 공약까지 내세우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의 중재 시도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장동혁 대표의 재보궐 출마 제안에 대해 “기차는 이미 떠났다”며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를 컷오프하면서 추상적인 명분을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법적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즉각 항고에 나섰다. 그는 부활절 예배 등 공개 일정에 참석하며 출마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주 의원 측은 “공정하지 않은 공천에 대해 끝까지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수 진영에서는 주호영 의원까지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보수 표 분산으로 선거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게다가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 우위를 보이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선거 구도가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며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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