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복환 KIND 사장 "한국판 맥쿼리로 도약…딜소싱·자본·제도 3박자 갖춰야"

  • "시공 중심 한계…사업 발굴·구조화 역량 키워야"

  • "자본금 확충·직접 투자로 '글로벌 디벨로퍼' 전환"

  • "해외건설촉진법 개정 필요...사업범위·설립목적 확장해야"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3 KIND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KIND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IFC3 KIND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KIND]



"디벨로퍼는 자기가 사업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사업을 발굴(딜소싱)하면 시행자로서 시공사를 만들고 대주단을 꾸리는 사업·금융 구조화를 하고 준공 후 20~30년간 운영하면서 돈을 회수하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사업 발굴 단계부터 약하다."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지난달 2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 발굴→구조화→금융조달→건설→운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산업이라며, 국내는 "시공 중심 구조에 머물러 개발 전반을 주도하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KIND는 개발·사업 구조화·금융 구조화 일부 기능에 집중하고 있으며 건설·운영 역량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복환 사장은 "해외 도급 시장이 공중전화라면 투자개발형 사업(PPP) 시장은 스마트폰"이라고 역설했다. 디벨로퍼로서 투자금을 통해 사업 주도권과 의사결정 권한을 확보하면 이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 사업에서 시공권을 꿰찰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구상이다.

KIND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스마트 바이오클러스터 개발에 7500억원을 투자한 이유다. 이 사업은 60헥타르(ha) 규모의 제약·바이오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KIND는 투자개발형 사업(PPP)으로 참여해 개발이익과 운영수익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를 바라보고 있다. 앞서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공항 개발운영사업에도 인천공항공사가 982억원, KIND가 982억원 등 1964억원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국내 건설기업이 시공을 맡아 해외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다음은 김복환 사장과의 일문 일답.

-현재 국내 디벨로퍼 역량을 진단해달라.

"글로벌 디벨로퍼가 10단계라면 KIND는 한 5개 단계는 더 도약해야 한다. 그나마 FI(재무적 투자자)를 하면서 우리 기업들을 PPP 시장에 데리고 나가는 정도다. 사업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주도하는 디벨로퍼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맥쿼리, 블랙록 같은 세계적인 디벨로퍼들은 민간 자산운용사에서 겸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상업화되는 과정에서 PM·금융 등 기능을 확장하고 종합적인 디벨로퍼 기능을 수행하는 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본에서는 스미토, 마루베니, 미쓰이 등 종합상사가 디벨로퍼 사업을 한다. 프랑스 전력공사(EDF),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처럼 공공기관이나 은행이 디벨로퍼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내처럼 한전, 수자원공사, LH 등 분야별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KIND가 그러한 공백을 메꿔서 사업을 발굴·구조화하는 기능을 조금씩 하고 있다. FI로 참여해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확보하고 의사결정권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 수행한다. 통상 지분이 내가 3, 해외에서 7 정도 빌려와야 이사회에서 한자리를 선임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디벨로퍼는 지분이 3%고 97%를 외부에서 조달한다. 그래서 껍데기뿐이고, 이자율이 올라가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취약한 구조다.

도급 시장은 한계가 분명하다. 발주처 설계대로 정해진 기간 내에 건설하면 끝나는 시장인데 수익률도 얼마 안 남고 중국·인도·튀르키예 등 다른 국가와 경쟁이 치열하다. 수주 경쟁으로 단가를 엄청 낮춰야 해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PPP 시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최근 해외 인프라 시장이 단순 시공 중심에서 PPP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아직 세계에서 몇 개국, 몇 십개 회사만 할 수 있는 시장이다. 초기에 금융 구조만 잘 만들어서 준공·운영까지 하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온다. 이제는 경쟁의 기준도 ‘시공 능력’에서 ‘사업을 누가 먼저 기획하고 어떻게 구조화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건설이 금융을 만난 셈이다. 인건비로 노동생산성을 관리하는 것보다 자본생산력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선 자본금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해야 한다. 낮은 지분율로는 주도적 개발 사업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번에 총사업비가 약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신공항 사업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약 20㎡ 규모의 여객·화물 터미널과 운영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건설 기간은 4년, 운영은 31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사 비전인베스트가 거의 절반인 5000억원을 투자하고 일본 종합상사 소지쯔가 3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래서 사우디 이사가 절반이고, 일본이 2명, 한국이 1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게 된다. 

우리 형편에 50%를 투자하기는 무리다. KIND 자본금이 7000억원쯤 되는데, 2조원까지 늘어난다면 5000억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 현재로서는 자본금이 미약하다."

-공사가 설립한 지 8년이 넘었다. KIND의 역할 변화 방향은.

"핵심은 ‘지원기관’에서 ‘선도 투자자’로의 전환이다.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려면 단순히 국내 기업을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직접 지분을 투자하고 구조를 설계하며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금 확충이 전제돼야 하고, 동시에 해외 사업에서 독점적 개발권을 확보한 뒤 국내 기업과 금융을 결합해 판을 짜는 기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후방 지원에 머무르면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이사 5개 자리에서 1개 자리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과 시공계약을 맺어달라는 식의 기능은 어렵다. 사업시행자로서 사업의 방향을 선점하고, 이후 시공사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공항·에너지·도시개발 등 대형 인프라 사업 중심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 지원 규모를 약 84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해외건설촉진법에 설립 근거가 있는데 이 법을 개정해서 사업 범위를 인프라와 도시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플랜트, AI 데이터 센터까지 확장해야 한다. 특히 지원에 머물러 있는 설립 목적에 해외 PPP 시장 진출을 추가해야 한다. 또 설립 당시 민간기업으로 출범해서 다른 공공기관과 임원절차가 다른데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해 의사결정 체계를 효율화할 필요도 있다. "

-추진 중인 주요 사업과 투자 전략은.

"정책펀드와 직접투자를 연계한 금융 지원을 한 단계 고도화하고자 한다. 현재는 정책펀드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자금만 출자(LP)하는 구조여서, 실제 투자 의사결정에 관여하기 어렵고 수수료 부담도 크다. 이 과정에서 세금이 투입되지만 정책 목적과 무관한 투자 비중이 발생하는 한계도 있다.

기존의 정책펀드(PIS, GIF, 녹색펀드) 관리 중심에서 나아가 펀드를 직접 조성·운용하는 기능까지 확대해 사업 발굴부터 투자·금융까지 보다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앞으로는 직접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GP)까지 수행해 사업 발굴부터 투자 집행까지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직접투자와 펀드투자를 병행해 SPC 지분을 확보하고, 민간 기업 자금까지 결합해 해외 PPP 사업으로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매칭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KIND와 민간기업이 공동 투자하는 매칭펀드를 조성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지분·대출 등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오만투자청(OIA), 인니 국부펀드(INA) 등과 KIND가 5:5 매칭비율로 펀드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한달 동안 기업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참여의향서(LOI)도 확보했다. 기업 상황에 따라 매칭비율 및 펀드형태를 차별화하고 유리한 환경에서 수주할 수 있도록 국가별 전략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국가 내 높은 지위와 풍부한 사업역량을 보유한 국부펀드, 국책 은행과 함께 공동펀드 조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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