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7거래일째 1500원대…"과거보다 절하폭 낮아, 위기 아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7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위기 국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율 레벨이 지속되면서 경계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도 여전히 유효 이를 곧바로 '위기'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5원 내린 1505.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1500원대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500원 이상을 유지한 기간은 1998년 외환위기(49거래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11거래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긴 기록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중동 지역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됐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원화는 같은 기간 주요 통화 대비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쟁 이후 원화 가치가 국제유가와 동조화 된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도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39억7000만달러 줄어든 4236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5년 4월(-49억9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3월 달러 강세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고,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등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도 실행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은 환율 수준을 자체를 기준으로 대응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현재 시장을 예의주시 하면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환율 수준은 위기와 직접 연결되는 게 아니라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지 외화 유동성이 중요하다"며 "달러 조달이나 운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대체로 유사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환율 레벨 자체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과거 위기와 비교할 경우 펀더멘털 악화나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확산되는 징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광혁 L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하지만 수치상 위기 구간으로 판단할 지는 고민이 되는 구간"이라며 "현재 환율 절하율은 1536원 기준 6.3% 수준으로 과거 위기 구간의 절하율은 10.4~132.7%로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계산으로 과거와 동일한 수준과 비교한다면 금융위기 시 2565원, 비상계엄 사태 시 1595원으로 현재 수준과의 차이가 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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