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마트-신세계푸드 자회사 편입 제동…개정상법 '현미경 심사' 본격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신고서에 대해 정정명령을 내렸다. 소액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를 다시 명확히 제시하라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합병 신고서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정정명령을 내렸다. 업계에선 1차 개정 상법과 법무부의 가이드라인 이후 금융당국의 관련 심사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이마트와 신세계푸드가 제출한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명령을 부과하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정정요구가 이뤄지면 기존 신고서는 즉시 효력이 정지되며, 양사는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합병 건이 주주와의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신세계푸드는 신고서를 통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교환가액을 산정했다고 밝혔으나, 소액주주 반발이 제기된 만큼 이사 충실의무 준수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지난 2월 25일 개정 상법의 구체적 행동 지침을 담은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기 쉬운 계열사 간 합병 등의 경우 합병가액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특별위원회 자문과 독립적 외부전문가 검토를 활용하도록 권고한다. 아울러 복수 자문기관 선임과 함께 이사회 의견서에 관련 검토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이마트 주식과 신세계푸드 주식을 1대 0.5031313 비율로 교환하는 구조다. 교환 대상은 104만2112주로, 전체 지분 약 27%에 해당하며 이마트 보유분과 신세계푸드 자사주를 제외한 전량이다. 신세계푸드는 특별위원회 권고와 협상 결과를 반영해 산술평균가액에 3.0% 할증을 적용해 최종 교환가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 특별위원회는 외부 독립 자문사의 조력을 받아 수차례에 걸쳐 주식교환 절차와 조건을 검토했으며, 해당 거래가 소수주주에 대한 직접 손해 발생 가능성이 낮고 대주주와의 이해상충을 야기하지 않으며 회사 및 전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며 회사 측 판단과의 괴리가 드러난 상태다.

이마트는 이미 공개매수 단계에서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않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주주와의 소통에 실패한 바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신세계푸드 유통주식 37.89%(자사주 제외)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했으나 10.98% 지분 추가 확보에 그쳤다. 신세계푸드 자사주 6.64%를 포함한 이마트 지분율은 공개매수 전 62.12%에서 73.10%로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공개매수 가격은 4만8120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59배 수준에 그쳐 1배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비교기업으로 제시된 CJ프레시웨이(0.70배), 현대그린푸드(0.72배) 대비 낮은 수준이다.

또 해당 공개매수 가격은 신고서 제출일 직전 1개월 산술평균주가 대비 19.99%, 직전 1년 대비 25.63%의 할증률이 적용됐는데, 이는 2022년 이후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해 상장폐지에 성공한 기업들의 평균 할증률(각각 25.72%, 38.52%)보다 낮은 수준이다.

원칙적으로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대주주가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포괄적 주식교환을 활용하면 3분의 2(66.7%) 지분으로도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모회사 주식 교부 또는 현금 지급 방식으로 자회사 지분을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구조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추진 일정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의 포괄적 주식교환 합병 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건은 소액주주 반발까지 겹친 만큼 심사 문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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