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와 로키, 별들을 구한다." 소설과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외계인 '로키'가 지구 과학자 '그레이스'에게 건네는 말이다. 망망대해 칠흑 같은 우주에서 만난 서로 다른 두 존재는 그렇게 깊은 유대를 나눈다.
하지만 '로키'가 이토록 외로운 처지가 된 배경에는 비극적 사건이 숨어 있다. 바로 '우주방사선'이다. "로키 친구들 전부 죽음. 우주방사선 때문임." 동료들을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로키의 대사는 우주 환경의 가혹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대체 우주방사선은 얼마나 위험하기에 숙련된 외계 생명체들마저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일까.
◇우주의 보이지 않는 위협, 우주방사선
우주방사선은 우주에서 지구로 쏟아지는 높은 에너지를 지닌 입자와 방사선을 총칭한다. 주로 태양이나 외계 은하에서 날아오는 양성자(수소 원자핵), 헬륨 핵, 그리고 전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치 미세한 총알처럼 세포와 DNA를 파괴하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닌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지구의 두꺼운 대기권과 강력한 자기장이 우주방사선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인간이 이 보호막을 벗어나는 순간 무방비 상태로 방사선 폭격에 노출된다. 실제 화성 왕복 우주여행 시 우주비행사가 받게 되는 우주 방사선은 총 554~663밀리시버스(mSv)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달 가는 길 검증…K-라드큐브, 우주방사선 실체 추적
이처럼 가혹한 심우주 환경에서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인류는 다시 우주로 향한다. NASA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 2호'다. 아르테미스 2호는 4월 2일 오전 7시 24분, 현지 시간으로는 1일 오후 6시 24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
1972년 이후 54년 만에 달로 향하는 아르테미스 2호는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후속 임무에 앞서 지구~달 왕복 시스템 전체를 검증한다. 유인 심우주 탐사에서 인체가 받는 영향을 미리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임무에는 특히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독자 개발한 우주방사선 측정 장비인 'K-라드큐브(K-RadCube)'도 탑재됐다.
K-라드큐브의 핵심 임무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우주방사선 환경을 정밀하게 계측하는 것이다. 위성에는 인체 조직과 유사한 물질로 제작한 방사선 측정기가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실제 우주인이 받게 될 방사선 영향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또 다른 임무는 반도체 내성 검증이다. K-라드큐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반도체 소자가 함께 탑재됐다. 천문연은 K-라드큐브에서 고에너지 우주방사선 환경에서 반도체 오작동 여부와 내구성을 직접 시험한다는 방침이다.
◇달 기지 시대 대비…K-라드큐브가 그릴 방사선 지도
K-라드큐브가 수집할 데이터는 향후 한국의 심우주 탐사에서 '생존 지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달 기지 건설이 본격화되면 승무원 장기 체류 문제는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달 표면은 대기와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태양과 심우주의 강력한 우주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를 계기로 축적되는 국내 우주방사선 연구 성과는 향후 달 탐사 계획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최기혁 항우연 우주탐사팀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달 궤도선(2028~2029년)과 달 착륙선(2032년) 하드웨어 설계에 반영돼 수명 연장과 안정적 운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방사선 내성을 갖춘 반도체와 우주복, 유인 장비 개발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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