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폭주] 공급·규제만으론 한계…해법은 '건설비 구조 손질'

  • 김덕례 주산연 연구실장 "획일적 규제는 공급 위축 시켜"

  • 서진형 교수 "인센티브·기술 고도화 등 단가부터 낮춰야"

  • 권대중 교수 "유가·환율 등 거시경제 요인 분양가 높여"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급 확대나 가격 규제만으로 분양가 상승세를 막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의 구조적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가 상승에 대해 자재비와 인건비, 금융비용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고 짚었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 개선과 금융 부담 완화, 건설 기술 혁신 등을 통한 원가 절감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과도한 분양가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획일적인 규제는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단기적으로는 사업 환경 개선과 금융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와 인력 수급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동화 공정과 AI 기반 기술 도입을 통해 인력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구매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무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대재해법 시행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고, 친환경 주택과 층간소음 기준 강화 등으로 건설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비용은 다른 방식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건설 기술 고도화와 정부 인센티브를 통해 건설 단가를 낮추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유가와 환율이 올라가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분양가 상승의 배경으로 거시경제 요인을 꼽았다. 이어 "분양가가 오르면 결국 무주택자가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되고,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문제가 있다"며 분양가 상승의 부작용도 지적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전면 적용됐던 시기에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급이 일시에 몰렸다가 이후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분양보증 기준 강화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물가와 땅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분양가도 함께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원자재 공동구매나 공정 단축, 기술 혁신 등을 통해 건설사의 원가 절감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다수의 국가가 분양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 사례를 통한 대응책의 장단점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싱가포르의 경우 주택개발청(HDB)이 토지 원가와 건축비를 포함한 개발 비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시장 가격 대비 할인’과 ‘가구 소득 연동형 보조금’을 결합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싱가포르는 토지의 90% 이상을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민간 중심 부동산 시장인 우리나라에서 해당 제도를 적용하기는 무리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은 임대료 상한제를 통해 주택 시장 과열을 완화시킨다. 주거난이 심한 지역에서는 신규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임대료 브레이크’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주요 도시 임대료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특히 월세 중심 시장 구조라는 점에서 전세 비중이 높은 국내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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