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BTS·케데헌이 증명한 韓 '소프트파워'…지방선거서도 드러나야

"한국 소프트파워의 핵심 축이 성대한 귀환을 알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컴백 콘서트를 이렇게 평가했다. 약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이들의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미국을 포함한 77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한국 소프트파워의 저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최근 국제 뉴스가 이란 전쟁과 도널드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팍팍한 '하드파워' 중심 이슈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BTS의 컴백 콘서트는 세계인들에게도 봄날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더구나 불과 며칠 전 한국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직후라는 점에서 지난주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유감없이 드러낸 주간이었다.

현재 국제 정세와 같이 하드파워 경쟁이 격화될수록 문화, 가치 체제와 같은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진다. 두 요소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며 한 국가의 국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소프트파워' 개념을 정립한 조지프 나이 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별세 전 가진 대담에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상호 보완하도록 '스마트파워'를 결합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 국가의 소프트파워 혹은 매력은 정부의 행동이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나온다"며, 창의성과 자율성에 기반한 '아래로부터의 힘'을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분명한 강점을 가진다. 세계적으로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경험, 그리고 이를 지켜온 시민의식은 한국 소프트파워의 토대다. 최근 주요국 정상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 배경에도 이러한 신뢰와 가치의 공유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유럽 기업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과의 협력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이 반도체, 방산 등 주요 첨단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삼아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것이다.

문제는 소프트파워라는 것이 자연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사회의 참여와 선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기반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 자체가 곧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선거가 약 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정부가 '5극 3특' 중심의 지방 균형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방 균형 성장 전략은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다. 지방은 더 이상 주변이 아니라 성장의 축이며, 지역의 선택은 곧 국가의 방향을 결정한다. 투표 역시 단순한 권리 행사가 아니다. 한국의 경쟁력을 지탱해온 민주주의의 힘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유권자들은 당파 싸움에 매몰되거나 실현 불가능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를 과감히 걸러내야 한다. 내가 사는 지역의 고유한 자산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실질적인 성장 동력을 끌어올릴 비전을 가진 후보에게 집중해야 한다. 지방의 자생적 경쟁력이 곧 국가 전체의 국력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우리의 투표는 단순히 지역 대표를 뽑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내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고, 내 일자리의 질을 좌우하며, 내 가족의 미래 소득 수준을 확정 짓는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선택이다. 결국 국가와 유권자 본인의 지속적인 성장은 투표소에서 행사되는 유권자 개개인의 이성적 계산과 현명한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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