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며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소취소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법률과 절차에 따라 판단되는 사안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발언은 형사사법 체계의 최소한의 원칙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소취소는 법률이 정한 절차 속에서 판단되는 사안이며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사안이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언급된다면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논쟁이 정치적 공방 속에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개혁은 이미 오랫동안 한국 정치의 핵심 의제가 되어 왔다. 검찰 권한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 시민사회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를 보면 제도 개편의 실질적 내용보다 정치적 프레임이 앞서는 모습이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동시에 그는 “불필요하게 소모적인 논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 논쟁이 반복될 때마다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제도 개편의 구체적 내용보다는 정치적 구호가 앞서고, 논쟁은 곧 진영 간 충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과 제도의 안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우려가 정치적 프레임 속에서 충돌하면서 정작 제도 논의의 본질은 뒤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형사사법 제도는 정치적 경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형사사법 시스템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가 권력의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두 기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제도 자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이 필요한 과제라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개혁이 정치적 구호로 소비될 경우 논의는 쉽게 극단으로 흐른다. 검찰 권한을 무조건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반대로 기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 모두 현실적인 제도 논의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의 과정이다. 형사사법 제도는 수십 년 동안 축적된 법률과 조직, 관행이 결합된 복합적 시스템이다. 이러한 제도를 정치적 갈등 속에서 급격히 바꾸려 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수사 공백이나 사건 처리 지연 같은 문제는 결국 일반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가 언급한 국정조사나 특검 역시 제도적 절차를 통한 진상 규명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 있다면 정치적 주장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방식이다.
정치권이 검찰개혁을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형사사법 제도는 특정 정권이나 특정 정당의 제도가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국가 시스템이라는 사실이다. 제도의 신뢰가 흔들릴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다.
검찰개혁이 정치적 상징이 되는 순간 논쟁은 쉽게 진영 대립으로 흐른다. 그러나 제도 개편은 결국 국민의 권리 보호와 사회 안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개혁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정치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상대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 논의를 차분히 이어가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정치적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형사사법 제도 자체의 신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정치적 언어와 진영 논리가 제도를 압도하는 순간 개혁은 목적을 잃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제도 논의의 깊이다. 검찰개혁이 정치의 무기가 아니라 법치의 틀 속에서 논의될 때 비로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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