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봉쇄 카드에 中 촉각…원유 운송비 급등

  • 중동산 원유 의존 높은 중국, 공급 차질보다 운임·유가 상승 주시

  • 봉쇄 장기화 땐 배럴당 100달러 가능성…이란에도 역풍 우려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국도 사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실제 공급 차질보다 운임 급등과 유가 상승이 먼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도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 수역을 ‘국제 상품·에너지 무역의 핵심 통로’로 규정하고 군사행동 중단과 확전 방지를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런던 발틱거래소 기준 대표 항로 수익은 하루 42만4000달러까지 올랐다. 중동-아시아 원유 운송 시장 전반의 운임도 급등했다. 전쟁 확산 우려로 선박 보험이 제한되거나 취소되면서 운송 차질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 충격이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의 비중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동량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UAE·쿠웨이트·이란 등 주요 산유국 수출 물량이 이 해협에 집중돼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수입 원유의 절반 안팎을 중동에 의존한다. 이란산 원유 수입도 적지 않다.
 
유가 전망도 불안하다. 시장에서는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계 에너지·원자재 시장조사기관 '우드맥켄지'는 호르무즈 통항이 조기에 정상화되지 않으면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봤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도 단기적으로 브렌트유가 80~90달러 선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브렌트유는 전쟁 충격이 반영되며 장중 82달러선을 넘겼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는 최악의 공급 충격 가능성을 과도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는 중국 정유업계가 최근 이란·러시아산 원유를 상당량 확보했고, 정부 비축유도 약 9억 배럴 수준이어서 단기 충격을 견딜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당장 수입 물량이 끊기는 상황보다 가격 부담이 먼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란에도 호르무즈 봉쇄는 부담이 작지 않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국제 유가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자국 원유 수출길도 막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요처로 꼽힌다. 해협 기능이 장기간 흔들리면 이란 역시 수출과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봉쇄가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강한 카드이긴 하지만, 이란에도 오래 끌기 어려운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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