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 단기 수익 늘어도 장기적으로 악재...정유·석화·해운 '초긴장'

  • 에너지 수송로 흔들...유가 100달러 우려

  • 해운 업계 운임 반등...최대 80%↑ 가능성

  • 석화업계는 비명...설비 통폐합 속 정제마진 악화

호르무즈 해협 항공 사진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항공 사진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국내 정유·해운·석유화학 업계가 긴장 속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물류 요충지인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교역 석유 중 20%, 한국 수입 원유 중 70%, 한국 수입 LNG 중 20%가 지나는 요충지다.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보다는 원유를 실은 탱커선(유조선) 위주 항로지만 이곳에 긴장이 고조되면 인근 홍해 항로까지 연쇄적으로 불안정해져 전반적인 해상 운임을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탱커선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해협을 통과하거나 대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고스란히 유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 업계는 아직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리스크 점검에 착수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 재고 평가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원유 도입단가가 빠르게 오르면 정제마진(스프레드)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구체화된 단계는 아닌 만큼 중동 지역 정세와 장기적 유가 추이, 원유 수입에 미칠 영향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유 업계는 비축유를 약 7개월분 확보해 단기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원유 도입 차질과 보험료·운임 상승 등이 겹치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글로벌 분석 기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해운 업계는 일단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해운 다운턴(불황)이 멈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회 운송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하락하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반등하는 등 해상 운임이 최대 50~80% 상승하며 불황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탱커선 업계는 전 세계 LNG 수요 증가와 겹쳐 중동-아시아 항로의 VLCC(초대형 유조선) 운임이 하루 2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 이란 공습으로 인해 해운 업계에서 올해 하반기로 기대하고 있던 HMM의 수에즈 항로 복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장기적으로 연료비와 보험료 상승이 동반되면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도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폐합하며 생존을 모색하는 상황 속에서 위기가 또 닥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고 에틸렌 등 기초유분 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에틸렌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인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이다. 원료 가격은 급등하는데 제품 가격은 그대로면 정제 마진이 축소돼 석화 업체들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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