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베트남 누적 투자 950억 달러 돌파… '단순 제조' 넘어 '첨단 R&D' 거점으로

  • 1만412개 프로젝트로 1위, 올해 1월 신규·증자 포함 5억5100만 달러 투자

지난해 11월 14일 개최된 제20차 한-베트남 정부 간 공동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주한 베트남 대사관
지난해 11월 14일 개최된 제20차 한-베트남 정부 간 공동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주한 베트남 대사관]

한국이 베트남 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FDI)국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누적 투자액이 950억 달러(약 138조 원)를 돌파한 가운데, 과거 단순 제조 및 가공업에 집중됐던 투자 패러다임이 연구개발(R&D)과 첨단·친환경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베트남의 8%대 고성장세가 한국 기업들의 장기 투자 전략에 강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각) 베트남 기획투자부 산하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은 153개 국가로부터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이 1만412개의 유효 프로젝트와 951억3300만 달러(약 140조 원)를 초과하는 등록 자본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월 한 달 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신규 프로젝트 42건을 시작했고, 21건의 증자 조정과 46건의 출자 및 지분 인수를 진행했다. 해당 기간 총 등록 자본은 5억5100만 달러(8054억 원)를 넘어서며, 52개 투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대기업들이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에 휴대전화 공장을 설립한 이후 약 18년 만에 6개 공장과 1개 연구개발센터, 1개 판매 법인을 갖춘 복합 단지를 구축하며 이러한 흐름을 선도해 왔다. 이제 베트남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삼성의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생산과 연구개발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적 연결 고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LG, 롯데, 현대, SK그룹 역시 베트남을 장기 전략 거점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베트남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쩐홍하 부총리가 삼성엔지니어링의 김대원 부사장과 만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지난해 10월 쩐 홍 하 부총리와 김대원 삼성E&A 부사장(CFO)이 만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지금까지 한국의 직접투자 자본은 주로 제조 및 가공 산업에 집중되어 왔다. 이는 수출 확대와 경제 구조 전환에 핵심 역할을 하는 분야로 평가됨과 동시에 성장 모델 전환과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의 기술 수준 및 부가가치 제고에 기여해 왔다.

베트남의 높은 성장률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 GDP는 8.02% 성장하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홍선 주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 명예회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많은 국제기구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결과"라고 밝히며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성장률이 2026년 두 자릿수 GDP 성장 목표와 2026~2030년 강력한 성장 모멘텀 유지를 위한 중요한 도약대"라고 평가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 관계자들은 첨단기술과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들이 현지 기회를 모색하는 흐름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앞으로 한국 기업들은 수출 가공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전문 생산 체계와 기술 개발, 현지 연구개발 확대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분야는 인프라와 녹색 성장,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태연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 회장 겸 희성전자베트남 법인장은 "한국의 투자가 이 같은 분야로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이 추진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전략의 핵심 축과 맞닿아 있다.

양국 정부도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8월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과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회담에서 베트남이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협력 여지가 여전히 크다는 데 뜻을 모았다. 베트남 재무부는 투자 환경 개선과 한국 기업 및 전반적인 FDI 부문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투자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과제도 제시됐다.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는 숙련 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 협력 강화와 함께, 농촌 지역과 산업단지 간 노동 수요·공급을 조정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들이 자격을 갖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한국은 올해 1월에도 등록 자본은 5억5100만 달러를 넘기며 52개 투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수와 등록 자본 규모에서 모두 베트남 내 1위를 유지하며, 제조업 중심의 투자에서 첨단기술과 디지털 분야로 확장하는 전환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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