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중엔 돈이 넘쳐 흐른다. 무려 4000조원이 넘는 돈이 흘러 다닌다. 돈이 늘어나는 속도도 빠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작년 10월 기준 M2 증가율(전년비)은 5.2%였다. 미국(4.6%), 유럽(3.1%), 일본(1.6%)보다도 높았다.
통화량이 넘쳐 흐르면 자산시장은 들썩이게 마련이다. 전통적으로 국내에서 자산 투자의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부동산, 예·적금, 그리고 주식이다. 이 가운데 자산시장 제1 선택지는 지난 40여년간 늘 부동산이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가계 자산 중 부동산(비금융자산) 비중은 64.5%에 달했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현금·예금이 46.3%, 증권·채권·파생상품이 24.0%였다.
그런데 작년 이후 이 추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통의 강호' 부동산은 주춤하다. 정부의 이중삼중 대출 규제, 그리고 한 달 넘도록 SNS를 통해 쏟아지는 대통령의 부동산투기 ‘저격 발언’ 탓이다. 부동산으로 흐르던 물꼬가 막히는 사이, 증시로 향하는 돈의 흐름엔 거침이 없다. 예·적금에 있던 돈도 증시로 유입되는 중이다.
이 덕분에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00조원을 넘은 지 오래다. 속칭 ‘빚투’인 증권사 신용융자잔액도 30조원을 뛰어넘었다. 그 결과물이 148.8%라는 기록적인 숫자다. 작년 1월 2일 이후 올해 2월 24일까지 코스피 상승률이다. 단연 세계 최고다. 그래서일까.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등 내로라하는 외신들이 한국 증시를 다룬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방인 한국 증시 관련 외신 기사가 요즘처럼 많았던 적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다.
이쯤에서 1500만 주식 투자자의 공통된 관심은 “언제까지 오를까”일 것이다. 지금 코스피 지수가 우리 경제 여건에 맞춰 적정한지, 과열된 것인지를 알아야 투자 방향성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예측과 전망이 존재할 뿐이다.
현 증시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가리키는 방향도 서로 다르다. 일단 '버핏지수'(시가총액÷국내총생산)를 보면 한국 증시(코스피)는 212% 정도다. 이 지수가 140% 이상이면 '매우 고평가'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과열이라 볼 수 있는 수준이지만 미국(217~230%), 일본(220%) 등 주요국 증시에 견주면 낮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코스피가 약 18~19배다. 20배 이상이면 '고평가'로 분류되는데, 이 역시 미국(20~23배)이나 일본(22~23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결국 지금이 과열인지 아닌지의 해석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1500만 주식투자자들 앞에 '포모(FOMO)’ 심리를 좇을 것이냐, '하락베팅'에 나설 것이냐의 선택지가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코스피 급등열차'에 뒤늦게라도 올라타기 위해 부랴부랴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누군가는 조정장이 올 것이란 예측에 ‘숏’ 포지션을 취한다. 선택은 이처럼 제각각이다.
주식투자를 권하는 말 가운데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는 게 있다. 지난 10년 그래프도 그랬다. 하지만 그 그래프 속에는 높은 산도 있지만, 깊은 골도 많았다. 거친 자갈밭이 한참 이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6000 시대는 부동산 대신 증시에 투자하라는 정부의 은근한 권고를 정당화한다. 하지만 투자 책임은 각자의 몫이다. 손해보더라도 정부가 보전해주지 않는다. 한번쯤 '투자 안전벨트'를 제대로 맸는지 확인해보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