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 iPS 의료, 아직은 '가면허'… 상용화 안착 위한 험난한 '7년의 시험대'

  • 조기 승인제 기반의 '가면허 판매' 허가… 7년 내 유효성 입증 실패 시 시장 퇴출 리스크

  • 천문학적 제조 원가와 보험 재정 충돌… 산업계 투자 냉각 속 상용화 안착 시험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이룬 세계 최초 유도만능줄기(iPS)세포 제품의 상업화 승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는 냉혹한 비즈니스적 현실과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실제로 20일 도쿄 증시에서 스미토모 파마 주가는 16%, 쿠오립스는 24% 폭락했다. 호재가 이미 선반영됐다는 ‘재료 소멸’과 함께, 실제 수익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감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을 최종 승인이 아닌 조기 승인제도에 기반한 일종의 ‘가면허’ 상태로 보고 있다. 승인된 제품들이 7년 내에 실제 치료 효과를 통계적으로 명확히 증명해내지 못할 경우, 승인 취소와 함께 시장에서 영구 퇴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이 2014년 야마나카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야심차게 도입한 ‘조건 및 기한부 승인제도’가 가진 양날의 검과 같은 특성을 보여준다. 이 제도는 환자 수가 적거나 임상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세포치료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소수의 환자 사례만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유효성이 추정되는 단계에서 우선 시장 진입과 보험 적용을 허용해주는 파격적인 특혜다.

하지만 이러한 조기 승인 제도의 맹점은 과거 실패 사례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5년 첨단 바이오 의약품 1호로 기대를 모았던 테루모의 ‘하트시트’(환자의 허벅지 근육세포를 배양해 심장에 부착하는 심부전 치료제)는 7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조기 승인을 받았으나, 정식 승인 기한을 3년이나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성을 입증할 만한 충분한 사례를 확보하지 못해 2024년 결국 본 승인이 보류되고 판매 종료라는 뼈아픈 결말을 맞이했다.

이번에 승인된 의약품 중 리하트는 8명, 암셰프리는 6명의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승인을 따냈다. 해당 기업들은 제품 출시 후 7년 이내에 각각 75명과 35명의 추가 데이터를 수집하여 유효성을 확증하고 본 승인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아사히신문은 암셰프리의 임상시험에서 객관적 수치는 개선됐으나 정작 환자의 주관적 삶의 질(QOL) 개선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다른 문제는 천문학적 제조 원가 및 약가 산정 문제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고 엄격한 무균 상태에서 품질을 관리해야 하는 세포치료 공정은 일반 의약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든다.

과거 하트시트의 가격이 약 1476만 엔(약 1억3774만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제품들은 최소 수천만 엔에서 1억 엔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고액의 약가가 공적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에 보험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산업계의 시각 역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일본 최대 제약사 다케다제약이 교토대 iPS 연구소와 10년간 진행해온 200억 엔 규모의 공동 연구 사업 ‘T-CiRA’를 올해 3월 종료하기로 한 결정은 자본 시장의 냉각된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경쟁도 거세다. 중국의 누와셀은 타인의 iPS 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제의 제2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하트시드(Heartseed)와 같은 신흥 기업들이 세포를 구상(Spheroid) 형태로 주입하는 차세대 기술을 앞세워 2027년 실용화를 목표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러한 리스크 속에서도 스미토모 파마는 이번 승인을 기점으로 글로벌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시장 공략 의지를 다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아서디리틀(ADL)의 파트너 하나무라 료는 약가 책정이 산업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금액이 책정될 경우 후속 주자들의 참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며, 반대로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경우 공적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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