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판·검사가 저지른 모든 범죄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신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공수처 검사 직무를 명확히 재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0일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한 검사 설명회에서 "현행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라 하더라도 법에 열거된 특정 범죄만 수사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며 "판사와 검사가 범한 모든 범죄를 고위공직자범죄로 포섭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수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판·검사가 범한 모든 범죄를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다만 해당 법안은 아직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수처 측은 "입법 흐름 자체는 수사 범위 확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중수청·공소청 신설 논의와 맞물려 검사 직무 근거의 공백 가능성도 지적했다. 현행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의 직무를 검찰청법 제4조에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기소 분리를 전제로 한 공소청법이 제정될 경우, 공수처 검사가 기존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 검사는 현재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행사하고 있는데, 공소청 검사는 수사를 하지 않는 구조"라며 "검찰청법이 사라질 경우 공수처 검사 직무의 법적 근거를 공수처법에서 새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최근 국회에도 중수청·공소청 법안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수사기관이 다원화되는 만큼 수사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수처는 중수청 소속 공무원 범죄의 관할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문제로 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 원칙을 제도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설명회에서는 공수처가 처한 제도적 한계도 언급됐다. 공수처는 현재 검사 정원 25명, 수사관 정원 40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수처 내부 연구에서는 검사 40명, 수사관 80명, 행정인력 50명 수준은 돼야 정상적인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최근 수사 사례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언급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고발장을 접수한 뒤 경찰과 검찰에 이첩 요청권을 행사해 사건을 넘겨받았고, 체포와 기소까지 진행했다. 공수처 측은 "헌정 질서 파괴 범죄에 공수처가 직접 대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공수처는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통일교 정치권 유착 의혹 편파 수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며, 통상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사건 역시 압수물 분석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향후 언론 대상 설명회를 정례화해 형사사법 체계 개편 논의와 공수처 역할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제도 변화 속에서 공수처의 역할과 한계를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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