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절벽’과 공급 가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의 핵심 규제로 인해 민간공급 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 공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최근 강력한 수요억제책 등 겹규제로 사업 시계는 더욱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에서도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시장 왜곡을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향후 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만6412가구로, 지난해(3만1856가구) 대비 48%나 급감한다. 신규 택지가 전무한 서울 특성상 정비사업 활성화가 유일한 공급 해법이지만, 재초환 등 핵심 규제가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 주택공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정비사업의 경우, 올해도 시장 위축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을 통해 예정된 공급 물량은 경기는 3만629가구, 서울은 2만9133가구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체 분양물량(3만4230가구) 중 정비사업 비중이 92%에 달한다.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정비사업 단지도 9곳이나 예정돼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각종 규제로 인한 정비사업 위축으로 사업 시점이 지연되면서, 주택 공급 병목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의 경우, 당초 계획 대비 분양 실적 달성률이 66%에 그쳤다.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공급의 중추로 자리매김했지만, 자금조달 여건 등 사업 환경 부담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공급 조정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특히 재초환 등 정비사업에 대한 핵심 규제가 여전히 사업성을 좀 먹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초환은 조합원 1인당 이익이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지난해 기준 서울 내 37개 단지에서 예상되는 1인당 평균 부담금은 이미 1억4000만원에 육박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치솟은 상황에서 억대 재초환 부담금까지 가중됨에 따라 사업성이 낮은 외곽 지역은 물론 강남권 주요 단지들까지 사업 추진을 멈추거나 지연시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토지 정책 대신 금융, 세제, 재초환 등 부수적 규제에만 의존해 풍선효과를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황 의원은 “부동산은 사용재뿐 아니라 자산으로서의 교환재 성격이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이 둘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사견임을 전제했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재초환 등 과도한 규제가 공급 시장의 자정 작용을 막고 공급 병목을 부추긴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6억원 한도의 이주비 대출 규제는 분담금 여력이 없는 사업장의 추진 동력을 빠르게 둔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을 팔고 나갈 수도, 대출을 받아 이주할 수도 없는 조합원들이 사업 진행에 반대하면서 관리처분인가 등 핵심 절차가 수개월 째 표류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선 재초환 폐지 또는 전면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택지만으로는 공급 목표 달성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며 “정부가 재초환 폐지 등 강력한 규제 완화 시그널을 보내 민간 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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