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세상에 증명해 왔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방송국의 영역이었던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의 등장으로 누구나 창작자가 되는 ‘넥스트 콘텐츠’ 시대를 열었으며, 애플의 앱스토어는 개인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넥스트 서비스’의 장을 마련했다.
현재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도 비슷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본과 인력이 있어야만 창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는 ‘넥스트 커머스(Next Commerce)’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넥스트 커머스’는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본인 ‘취향’과 ‘스타일’을 경쟁력으로 삼아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하고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기존 오픈마켓은 이미 사업 기반을 갖춘 판매자에게 유리한 구조인 반면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에서는 초기 자본이나 인력이 부족해도 재능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나만의 ‘마켓’을 열고 ‘사장님’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이커머스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 소상공인은 약 596만명, 이 중 도소매업이 33.6%(약 200만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자본과 인력 부족, 복잡한 업무 처리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23년 1~7월에만 국내 통신판매업체 5만314개가 폐업을 신고했으며 그중 의류·패션 업종이 29.3%로 가장 많았다. 이커머스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소상공인이자 창업가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전체 시장의 경쟁력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가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에이블리는 ‘파트너스 솔루션’을 통해 셀러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을 대신 처리하며 창업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셀러는 상품을 코디해 사진만 올리면 사입·물류·배송·고객 응대(CS)·마케팅까지 에이블리가 모두 지원한다. 그 덕분에 대학생, 주부, 아르바이트생 등 잠재된 재능을 가진 1만명 넘는 셀러들이 에이블리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또 활동 무대를 해외로 확장해 일본 쇼핑 앱 ‘아무드(amood)’에서는 상세 페이지 번역·결제·통관 등을 대신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사진만 올리면 국내는 물론 일본 시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앞으로는 커머스 전 과정을 ‘모듈화’해 셀러가 필요에 따라 물류나 마케팅 등 기능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결국 이커머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플랫폼과 판매자가 기술로 연결되어 함께 성장하는 상생 구조에서 나온다. 넥스트 커머스는 창업 문턱을 낮추고, 개인의 재능과 아이디어가 실제 시장에서 가치를 만들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시장에 유입되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개인의 재능이 곧 경제가 되는 ‘넥스트 커머스’ 시대,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 산업의 활력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창업과 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