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설문조사] 전문가 전원 10월 동결…"집값 안잡히면 11월도 어렵다"

  • 거시경제·채권시장 전문가 10명 설문조사

  • 집값 과열·고환율로 금융안정 리스크 커져

  • 80% 11월 인하 베팅…"지연 가능도 농후"

  • 매파 힘실리면 국고채 금리 재상승 우려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급등과 고환율로 금융 안정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금통위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발표 효과를 지켜보며 11월 금리 인하를 저울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아주경제신문이 거시경제·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10명)이 오는 23일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60%(6명)는 만장일치 동결을, 40%(4명)는 동결하되 인하 소수의견이 1명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전원은 이번 금통위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꼽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보다 0.54% 상승하며 3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에 이어 9·7 대책을 내놨지만 한은은 과거에 비해 집값 상승 억제 효과가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달 15일 정부가 추가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만큼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한 차례 더 쉬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인하 소수의견이 1명 있을 것으로 예상한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이번에는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본다"며 "최근 가계의 주택 거래가 다시 늘고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서 정부 대책이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10·15 부동산 대책이 당장 즉각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한은도 지켜보자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하면서 "지난달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다수 금통위원이 금융 안정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며 추가 인하에 대한 신중함을 드러냈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 영향에 대한 평가를 10월 금통위 이전에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세 역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다. 지난 8월 금통위 당시 달러당 1380~1390원대를 등락하던 환율은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가 불거지면서 최근 1420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 협상과 통화스와프 논의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전망한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에 타협점을 보이고 있어 염려했던 1450원 이상으로 갈 가능성은 제한되고 있다"며 "내년까지 대미 수출 둔화와 무역수지 타격 정도를 점검하면서 환율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문제도 있지만 최근 유로화와 엔화가 약세 흐름으로 간 것이 원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상단에는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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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보는 다음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은 11월이 우세하다. 전문가 중 80%(8명)는 한은이 11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집값과 환율이 잡히지 않으면 이마저도 내년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회의를 제외하면 올해 금통위는 다음 달 단 한 차례만 남았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마무리 시점이 2026년 상반기, 최종 금리 수준은 2.00~2.25%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11월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지만 전망의 리스크는 추가 인하 시점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금융 안정 측면의 중요도가 강화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춰 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추가 인하를 예상한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수요 억제 정책을 고려할 때 한은은 11 월까지 정책 공조 차원에서 동결로 대응할 것"이라며 "내년 재정 확장에 맞춘 정책 공조 차원에서 한차례 수준의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국고채 금리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10월 금통위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하면 채권 금리 재상승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기준 국고채 금리는 3년물 2.555%, 10년물 2.885%, 30년물 2.776% 수준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이른 금리 동결 기조 전환 우려 반영 속에 금리 레벨이 상승했다"며 "10월 금통위에서 매파적 인상이 강해지면 국고채 금리 재상승 우려가 잔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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