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법사위 국감…조희대 이석 두고 여야 난타전

與 "조희대, 대선 개입 여부에 답할 의무 있어…책임 져야"

국민의힘 "대법원장 감금…전대미문 기괴한 국감 중단해야"

조희대 대법원장,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 이석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하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일방적으로 질의를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대법원장 감금"이라며 강력 항의했다.

조 대법원장은 13일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이석 형태로 퇴장하려 했다. 그러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불허하면서 퇴장하지 못했고 추 위원장의 의사진행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됐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례적으로 빠르게 파기 환송한 경위에 대해 해명하라고 따져 물었다.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에 대해 국회가 (대법원장에게) 물어볼 수 있다"며 "왜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국회가)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해 (대법원장은) 답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된다는 것은 (국민이) 다 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을 존중해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용하지 않는 민주당에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관례에 따라 대법원장 이석 없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법원장이) 답변하도록 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 없는 일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며 "헌법상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사법부를 존중해주길 부탁하며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대법원장을 이런 식으로 감금해 진술 압박을 하느냐"며 가세했다.

갈등이 격해지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가자 추 위원장은 오전 11시 38분 감사를 중지하고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가했다. 90분간 무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던 조 대법원장은 이석이 허가되자 국감장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