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8000억원 자금 조달…'인니 프로젝트' 2단계 속도전

블록딜, 장내 매각 대신 주주 친화적 자금 조달

에코프로가 투자한 인도네시아 제련소의 모습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가 8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인도네시아 2단계 프로젝트(IGIP) 투자를 본격화한다. 단순 차입이 아닌 시장 친화적 방식을 택해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글로벌 밸류체인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에코프로비엠 주식 673만9680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계약을 통해 8000억원을 확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수수료율은 연 5%대다. 당초 7000억원 조달을 검토했지만 증권사 요청으로 1000억원 증액됐다. 계약은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블록딜이나 장내 매각 대신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PRS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주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들은 기준가 대비 주가 하락분을 보전받을 수 있어 단기간 내 대량 매도 가능성도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에코프로는 확보한 현금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삼발라기 주에 조성 중인 IGIP(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이곳은 니켈 제련부터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 셀 생산까지 집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으로, 에코프로는 PT Vale Indonesia 등과 합작법인 PT BNSI를 설립해 첫발을 뗐다. 이번에만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JV 지분 19.99%를 확보하며 이후 추가 투자부터는 사실상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인니 프로젝트는 에코프로 밸류체인을 니켈 광산까지 확장하는 의미 있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지주사 에코프로가 니켈 제련 투자에 직접 참여해 사업 지주회사로서 기틀을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