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관세 영향에 따른 수출 둔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면제됐던 미국 관세율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약 15%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향후 우리나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0.1%포인트 높였다. 내수가 뚜렷한 개선세를 이어가면서다. 한은은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은 종전 1.1%에서 1.4%로, 설비투자는 1.8%에서 2.5%로 올려잡았다.
'소비쿠폰 효과' 3분기 1.1% 성장 전망…"1% 물 건너간 것 아냐"
특히 한은은 3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을 1.1%로 예상했다. 소비쿠폰 지급과 반도체 수출 호조로 당초 예상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조사국장은 "이번 전망에서는 소비개선세가 뚜렷한 게 특징"이라며 "대선 이후 주가 상승, 소비쿠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이 국장은 "올해 1%대 경제성장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0.9%에서 소수점 둘째자리만 변해도 1.0%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3분기 성장률의 경우 소비쿠폰을 11월 말까지 사용해야 하고 추석이 10월인 점을 감안해 높여 잡았다"며 올해 3분기에 성장률이 크게 반등한다고 본 것이고 실제 그보다 더 반등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웅 부총재보는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라면서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와 제조업 기업들의 투자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도 올해 상반기 70달러대 초반에서 하반기 60달러대 중반으로 내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경기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건설투자 전망치는 -6.1%에서 -8.3%로 하향 조정됐다. 올 상반기에만 12.4% 감소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던 점을 반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장 큰 경기 하방효과로 건설경기를 꼽으며 "건설경기가 안 좋으니 이자율을 낮추고 보조금을 줘서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도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하게 공급된 주택, 상가, 지방 미분양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한국 美관세율 인상폭 세계 18위…"악영향 확대된다"
한은은 이날 수정 전망을 통해 대외 무역갈등 시나리오별 성장 경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새 미국 관세정책은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45%포인트, 0.60%포인트 낮출 것으로 보인다.미국 관세 영향은 △무역(올해 -0.23%포인트·내년 -0.34%포인트) △금융(-0.09%포인트·-0.10%포인트) △불확실성(-0.13%포인트·-0.16%포인트) 측면에서 우리 성장률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한국의 이전 대비 미국 평균 관세율 인상 폭은 약 15%포인트로 50개국 가운데 18위로 중·상위 수준으로 집계하면서 "(인상 폭이) 중상위 그룹에 속해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미FTA 적용으로 기존 관세율이 0%였던 데다 품목 관세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평균 관세율의 인상 폭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 관세 노출도는 자동차 1위, 철강·알루미늄·구리 5위, 반도체 8위로 파악됐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 시행 이후 최근까지 국내외 영향이 상호관세 유예, 기업의 부담 흡수 등으로 우려보다 작았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으로 향하던 여타국 수출이 국내로 전환되면 산업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고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해 고용 위축과 인재 유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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