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늪' 韓, 2년 연속 2%미만 성장 가시화…내년 1.4% 그칠수도

  • 고질적인 건설업 부진이 경제 발목

  • 금리인하 통한 경기부양 절실 불구

  • 서울 집값 불안에…연 2.5%로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잠재성장률(1.8~2.0%)을 밑도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고치로 전망되는 데다 소비쿠폰 효과로 내수도 가파르게 회복세지만 고질적인 건설업 부진이 우리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에도 못 미치는 성장이 예고된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서울 집값에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 수준에서 다시 한번 묶었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 1.6%로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0.8%)보다 0.1%포인트 올려 잡았지만 내년 전망치는 그대로였다. 올해 분기별로는 1분기 -0.2%, 2분기 0.6%, 3분기 1.1%, 4분기 0.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5월(0.8%)로 계속 하향 조정하다가 이번에 처음 높였다. 이번 한은 전망치(0.9%)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보다 높고 정부와는 같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 평균 전망치인 1.0%보다는 낮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커진 점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였다"며 "수출 측면도 0.2%포인트 정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경기는 예상보다 부진해 올해 성장 전망을 0.3%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의 핵심 원인은 건설 부문 부진"이라며 "건설경기가 0% 수준 성장만 유지해도 올해 성장률은 2.1%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선 관세 협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1.4%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캐나다·멕시코 등과 미국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고 보복관세로 인한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면 내년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무역 협상이 낙관적이라도 내년 성장률은 1.7%에 그칠 전망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동결했다. 신성환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 의견을 개진하긴 했지만 나머지 위원 5명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로 동결을 택했다.

이 총재는 "서울 선호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추가 상승 기대도 여전하다"며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지만 유동성을 과다 공급함으로써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1.6%면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는 10월이 유력하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리 결정을 하는 금통위 통방회의는 10월 23일, 11월 27일 두 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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