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한판④] '스타트업 DNA'...IT 혁신 이끈 토스증권 vs AI혁신 꿈꾸는 넥스트증권

  • 토스, 1년새 매출 2배 오른 4265억…모기업 IT 기술 기반 편리함 무기로

  • 활성유저 410만명, 리테일 강자 우뚝…자산으로 따지면 13배 차이 압도적

  • 넥스트증권, 토스 초창기 멤버였던 김승연 대표 영입…리테일 사업 재정비

자료각 사
[자료=각 사]

'3조4910억원 vs 2620억원'. 토스증권과 넥스트증권의 총자산(2024년 말 기준) 규모다. 13배 넘게 차이가 난다. 영업이익도 토스증권은 지난해 연간 1492억원에 달한 반면, 넥스트증권은 17억6745만원에 불과하다. '체급'만 따지면 다윗과 골리앗이나 다름없을 만큼 비교 불가다.
그런데 두 회사는 묘하게 닮았다. 5년도 안된 짧은 업력(業歷)도 그렇지만, 두 회사 모두 여느 증권사와 다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증권업계에선 IT 스타트업과 같은 'DNA'를 갖춘 곳들로 평가한다. 최근 두 회사 사이엔 긴장감이 흐른다. '인력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묘한 갈등관계도 형성되는 중이다.
IT 기반 모기업을 토대로 '젊은 리테일 강자'로 거듭나고 있는 토스증권, 그런 토스증권에서 핵심인재를 영입해 AI 기반의 새 사업모델로 판을 바꿔보려는 넥스트증권. 두 젊은 증권사의 '혁신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타트업 DNA를 갖춘 '젊은 증권사들'
토스증권과 넥스트증권은 업력이 짧다. 토스증권은 올해로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차다. 지난 2021년 3월 모바일 트레이드 서비스(MTS)를 출시하면서 정식 출범했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자회사로, 출범 1년 전인 2020년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넥스트증권도 이전 이력까지 합하면 업력이 길지만, 증권업을 시작한 지는 3년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1997년 '현대선물'이 이 회사의 전신인데, 증권투자중개업 등록을 한 건 2022년이다. 당시 SI증권으로 사명을 바꿨고, 지난해 12월 30일 넥스트증권으로 다시 이름을 변경했다.

업력은 짧지만, 혁신이라는 측면에선 선도자다. 두 회사 모두 증권업계 내 혁신적인 조직문화와 기술 중심 서비스를 내세워 전통 증권사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특히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두 회사 모두 IT 스타트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토스증권은 설립 초기부터 입사 후 '온보딩 기간'을 거쳐 동료 상호 평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서로를 직급이 아닌 'OO님'으로 부르는 소통 문화를 정착시켰다. 넥스트증권도 지난해 말 사명 변경 이후 스타트업과 비슷한 채용 및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직급 호칭 방식에서 'OO님' 문화를 새롭게 적용하는 등 조직문화 혁신도 추진 중이다. 
 
'리테일 강자' 토스 vs '새출발' 넥스트
짧은 업력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실적에선 차이가 크다.  토스증권의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3조4908억원, 자기자본 2992억원이다. 영업성과도 좋다.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은 4265억원으로 1년 새 2배 넘게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1492억원에 달했다. 반면 넥스트증권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2623억원, 자기자본은 44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7억원에 그쳤다.

시장 내 입지도 다르다. 토스증권은 단기간에 리테일 시장 강자로 올라섰다. IT 기반 기술을 토대로 '편리함'을 무기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월간활성유저(MAU)는 41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추이는 출범 이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 2021년 3월 출범 이후 3개월여만에 개설 계좌 고객 3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리테일 연간 신규 계좌 목표가 10만명 수준인 것을 미루어 볼 때 토스증권이 출범 초 300만 계좌 돌파는 증권사들의 30년치 목표를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넥스트증권은 SI증권 시절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파생상품 중개 등 기업금융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말 이후 리테일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넥스트증권으로 새출발한 이후 8개월 밖에 되지 않아 아직 B2C 서비스는 없는 상태다. 
 
'IT의 토스' 이을 넥스트의 AI 혁신
두 증권사는 최근 인력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넥스트증권이 지난해 말 토스증권 초창기 멤버인 김승연 대표를 영입하면서다. 김승연 대표는 토스증권 CEO 출신으로, 리테일 플랫폼 확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김 대표를 비롯해 토스증권에서 여러 명이 넥스트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넥스트증권 관계자는 "토스증권 뿐 아니라, 하이브,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틱톡 등 다른 분야에서 도전을 꿈꾸는 이들이 합류한 것"이라며 "현재 신규 플랫폼 사업 확대를 위해 연내 조직 규모를 50% 이상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 영입 이후 넥스트증권은 본격적인 B2C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핵심은 'AI'다. 토스증권이 모기업 '토스'처럼 IT 기술로 단시간에 성장했다면, 넥스트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AI 기반의 초개인화 투자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AI가 시장 정보, 트렌드, 활동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투자자 개개인에게 추천 알고리즘을 구축해주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다. 새 콘텐츠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께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토스증권이 IT로 혁신을 주도했다면, 넥스트증권은 AI를 전면적으로 접목하려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증권업계에서 보기 드문 혁신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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