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팔란티어 공습] 제조분야 솔루션 넘어 반도체도 점령...K스타트업 설 자리 잃나

  • 삼성전자·KT 등 기술 도입

  • 美 정부와 스킨십 차원 협력늘어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제조 분야 솔루션 제공을 넘어 반도체, 방산, 건설,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팔란티어 기술이 도입되면서 국내 시장이 미국 기업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팔란티어는 백악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아 이들의 기술 도입이 트럼프 정부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로비로 해석되기도 한다.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국내 AI 스타트업과 사업 영역까지 겹쳐 우리 AI 생태계 성장을 더디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년 전부터 팔란티어와 기술 협력을 시작했다. 이는 HD현대가 팔란티어 기술을 본격 도입한 2022년과 비슷한 시기다.
 
삼성은 팔란티어의 파운드리 플랫폼을 활용해 부서별 특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에도 이미 팔란티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과 팔란티어의 협력은 인공지능(AI) 솔루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초 KT는 팔란티어의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AIP’를 도입했다. 관련 인력 확충을 위해 팔란티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KT는 AX(AI 전환) 모델 출시를 준비하며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팔란티어와도 협력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HD현대는 조선소에 이어 HD현대인프라코어 기계 분야 생산 효율화와 데이터 분석에 팔란티어 기술을 적용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시절부터 시작된 협력이며 현재 협업 범위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건설 분야에서는 DL이앤씨가 2022년 팔란티어와 협력해 빅데이터 기반 경영 플랫폼 ‘디레이크(DLake)’를 구축했다. DL이앤씨 출신 변우철 상무는 최근 KT ‘P-테크본부’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의 팔란티어 협력 경험이 KT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중 업스테이지, 42Maru, RSN, 솔트룩스, 마키나락스, 트웰브랩스 등은 팔란티어의 경쟁사로 꼽힌다. 이들은 빅데이터, AI 솔루션, AI 기반 시스템 통합(SI), 방위산업 기술 등에서 팔란티어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 AI 기술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AI 솔루션 분야에서 팔란티어와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시가총액 약 46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IT 기업 팔란티어와 경쟁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팔란티어가 지난해부터 한국 방위산업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점이다. 마키나락스, 42Maru 등 국내 기업이 국방부, 방위사업청과 국산 방산 AI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구축함 등 주요 프로젝트에 팔란티어 기술 도입이 예상되면서 AI 방산 시장마저 미국 기업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팔란티어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악관 주요 인사 추천과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대기업과 팔란티어 간 협력이 활발한 배경에는 백악관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팔란티어 주가는 2022년 주당 9.5달러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급등해 현재 140달러를 넘어섰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팔란티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기술력뿐 아니라 트럼프 정권과 관계 형성도 중요한 요인”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팔란티어와 협력하는 것은 백악관을 향한 로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