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팔란티어 공습] 군비로 집중 육성한 '세계 최대 AI 기업'

  • 팔란티어 플랫폼…9.11 테러 이후, CIA FBI 등에 채택

  • '고담'…군 실시간 상황 파악 및 작전 설계에 활용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던 팔란티어는 현재 최고의 인공지능(AI) 기업 중 하나다. 그 뒤에는 미국 정부와 세계 최대의 군비가 있다. 미국 언론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정부가 만든 인공지능(AI) 괴물' '민간이 아닌 정부가 키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외 AI 업계는 팔란티어의 실적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정부가 방대한 군비와 예산을 투입해 키운 AI 기업이자 군사·정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빅데이터의 가공이 주 사업 영역이었다. 테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가공한다. 수집된 정보들에서 개연성을 유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강력한 테러 대응 시스템을 필요로 하면서 팔란티어의 데이터 플랫폼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의 전략적 도구로 채택됐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시작된 회사에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민간 데이터 기업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정보기술 기업으로 진화했다. 군사 작전이나 국가 안보, 첩보 활동 등 고도로 민감한 분야에서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의사 결정 시스템으로 활용된다. 

먼저 선보였던 플랫폼 '고담'은 정보기관이나 군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작전을 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비즈니스의 세계 역시 다를 바 없다. 전장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류한 뒤 이 데이터들이 의미하는 의미를 읽어내는 '파운드리'는 산업계나 공공기관의 복잡한 데이터를 체계화하는 데 쓰인다. 

팔란티어의 성장에는 미국 정부의 집중적인 예산 지원이 있었다. 설립 초기 CIA 산하 벤처 투자기관인 인큐텔(In-Q-Tel)의 투자를 받았다. 이후에도 미 국방부, 국토안보부, 법무부, FBI, CIA 등 거의 모든 연방정부 기관이 팔란티어의 주요 고객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팔란티어는 '정부가 만든 스타트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최근에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기업 정체성을 AI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제품이 'AIP(AI Platform)'다. AIP는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기능을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기업과 정부 기관이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토(NATO) 회원국 일부는 AIP를 군사 작전에 실제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공군과 육군도 이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억8400만 달러(약 1조 23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민간 부문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며, 정부 의존형 기업에서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종합 AI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팔란티어는 기술력 외에도 독특한 철학으로 주목받는다. 회사 방침상 중국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으며 고객 선정 시 안보·정치적 신념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확산이 아닌 '가치 기반의 기술 수출'을 지향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의 전략적 노선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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