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26일 '2025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에서 핵심 키워드를 '복합 불확실성 속 균형점 찾기'로 정의하면서 "하반기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할 최대 관전포인트로 '미국의 경기둔화 폭'과 '미중 협상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국금센터는 하반기 고관세 영향 가시화, 정책 불확실성, 내수 부진 등으로 세계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1분기 연율 기준 3%에서 하반기 2%대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가 추진한 관세정책과 감세법안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주요국 실물경제 영향 △미중 관세협상 등 글로벌 통상환경 △주요국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궤적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성장 둔화로 미국, 유로존, 중국 등 주요국의 재정부양 기조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등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윤인구 국금센터 국제금융시장 실장은 "미국, 일본, 유럽 등 각지에서 일어나는 재정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며 "재정 문제가 채권 시장에 반영되고 장기 금리가 급등하는 등의 상황이 올 때 굉장히 이슈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국금센터 외환분석부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 예외주의 약화와 글로벌 탈달러화 모색에 의한 약(弱)달러 여건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은 "미 달러화는 올해 10% 약세를 보였는데 상반기 중 원화가 달러인덱스와 비동조화 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그러나 달러화에 연동한 흐름을 배제하고 생각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5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중국에 의한 아시아 통화 안정세와 대만 달러 변동성의 파급 효과 등 두 가지가 공존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채 공급이 늘고,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는 약화해 장기물 중심으로 뛸 것으로 진단됐다. 국금센터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단기 금리가 하락하고 정책 불확실성으로 장기 금리는 상승한 결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재정 적자의 증가, 즉 국채 공급 증가와 관세 및 무역 갈등으로 인한 미 국채 수요 감소는 장기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세계 주가는 견실한 기업 실적과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등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배경으로 국금센터는 미국이 감세·재정 지출 확대 등 정책 지원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으로 기업 이익 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수요에 따른 수익화 진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 밸류에이션 역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국금센터는 "최근 AI 관련주가 다른 부분에 비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반기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주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관세 협상과 인플레이션 경로 불확실성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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