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중동 휴전에도 이란 핵시설 파괴 여부 두고 공방…'상당 부분 보존' VS '철저하게 파괴'

  • 美 정보 기관 "이란핵 핵심요소 파괴 안돼" vs 백악관 "가짜 뉴스"

  • 네타냐후 "역사적인 승리"…이란 "침략 멈추게 만드는 승리 거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하위스 텐 보스 궁전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하위스 텐 보스 궁전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란의 핵시설 파괴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부각되며 또 다른 불씨를 낳고 있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타격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주요 설비가 여전히 상당 부분 보존됐으며, 이란의 핵 개발을 겨우 수개월 정도 늦춘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놨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앞서 미군 공습 후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이 완전하고 철저하게 파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교수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지하 핵시설은 상당 부분 온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시설은 향후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재건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사흘 전 미군은 B-2 전략폭격기와 14발의 최신형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에 이어 이란 정권 교체까지 거론하는 강수를 두며 이란을 압박한 가운데 결국 휴전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란의 핵 시설에 큰 피해가 없을 경우에는 그동안 핵 협상을 진행하던 미국과 이란, 나아가 중동 정세가 재차 경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란 정부는 주요 핵시설로 평가받는 포르도 시설에 큰 타격이 없었다며 핵 개발 지속 의지를 나타냈다.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핵시설) 재가동 계획이 미리 준비되어 있다"며 "우리의 전략은 생산과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핵 정책 프로그램 연구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대규모로 분산돼 있으며 전문 인력과 지도부 측면에서 상당히 여유가 있다”며 “이란은 예전의 전체 인프라를 모두 재건할 필요 없이 무기 생산에 충분한 소규모의 특정 시설만 개발하면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다만 이란은 핵 협상 재개 및 핵의 평화적 사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핵을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합법적 권리"를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타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CNN, NYT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 소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짜 뉴스 CNN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함께 군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전 중 하나를 모욕하려 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 (뉴욕)타임스와 CNN은 대중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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