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배터리 3사 모두 1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635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SK온도 3000억 초반대 적자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잠정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삼중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적자 규모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추정되며, SK온 역시 적자 기조를 연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 이번 적자는 단순한 업황 부진을 넘어 북미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성장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3사는 현재 미국 전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거나 가동을 확대하는 단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비롯해 다수의 북미 공장을 가동·확대하고 있으며, 2분기부터 ESS용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을 통해 ESS용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다. 또한 삼성SDI는 현재 북미에서 유일한 비(非)중국계 각형 ESS용 배터리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올 초 미국에서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에너지 전문 업체와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각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어 릴레이 수주를 펼친 바 있다.
SK온도 조지아주에 자체 공장을 운영 중이며,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공장들이 테네시와 켄터키에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3일에는 북미 사업 효율화를 이유로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1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하고 1공장 물량을 2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지난해 미국 플랫아이언사와 2조원 규모의 ESS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러한 선제적 투자가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 미국 정부의 AMPC 보조금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SK온의 경우 유럽 생산 거점인 헝가리 공장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역대 최고 수준의 운영 효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온 2공장의 가동률은 8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폭스바겐그룹과 포드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폭스바겐 대표 모델인 ID.4와 ID.7에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하반기 반등을 이끌 변수도 뚜렷하다. 우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2~3만 달러대 보급형 전기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대기 수요가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 부담으로 미뤄졌던 소비가 유가 상승 물살을 타고 살아나면 배터리 출하량 회복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SK온은 현대차그룹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생산 합작법인의 사명을 HSBMA로 확정하고 한국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출국 중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용량 에너지 저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ES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으며, LFP 배터리 양산 확대는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전기차 확대, ESS 성장, 원가 구조 개선이 하반기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ESS는 북미 생산이 안정화되며 수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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